[@뉴스룸/김용석]구글이 삼성전자를 인수한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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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산업부 차장
김용석 산업부 차장
2016년 어느 날 동아미디어그룹 통합뉴스룸.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구글에 매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삼성전자의 주가가 올라간 반면 구글은 하락했습니다. 2013년 20% 이상이었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0%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미국 언론들은 구글이 철 지난 스마트폰 사업을 떠안는 무리수를 뒀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반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에 집중하면서 신규 사업을 키우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옵니다.

―두 회사의 결합에 큰 시너지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기자=그렇습니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거 인수하며 변신에 성공한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이번 인수합병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매각에까지 이르게 된 배경은 뭔가요.

▽기자=3년 전 등장한 사물인터넷 이후 시장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사물인터넷 등장 이후 기저귀라든지, 티셔츠, 신발 등 모든 제품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융합 서비스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이 경쟁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주도권을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수익성이 떨어진 스마트폰 제조업을 포기한 거죠.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클까요.

▽기자=휴대전화 부품업체 수십 곳의 주가가 오늘 폭락했습니다. LG전자는 삼성전자 특허를 인수한 구글의 소송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았죠?

▽기자=삼성전자의 사업 매각이 국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출신 연구원들이 만든 모바일 게임 업체 A사 등이 몇 년 사이 고속 성장해 한국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정부는 국내 산업 체질이 많이 개선됐다는 점을 꼽으며 한국 경제에 대한 나라 밖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습니다.

미래 어느 날 벌어질 수 있는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부문 매각을 그려 본 가상 기사다. 절대 망할 것 같지 않던 노키아의 매각을 보면서 삼성전자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키아 의존도가 높았던 핀란드 경제에 대한 부정론이 있지만 로비오 같은 신규 기업, 알토대 등을 중심으로 한 R&D와 창업 역량에 기대를 거는 전망도 많다. 위의 기사에서도 그런 가상의 글로벌 기업과 창업 기업들이 익명으로 등장한다. 과연 우리 주변의 A사와 B대도 미래를 준비하며 성장하고 있을까. 우리 경제는 이런 새로운 스타를 키워낼 환경을 갖추고 있을까. 이 질문의 답에 10년, 20년 뒤 대한민국의 먹거리가 달려 있다.

김용석 산업부 차장 nex@donga.com
#구글#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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