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시리아 대결’… 경제논의는 뒷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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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G20 정상회의]
오바마, 회의 2시간전 도착 ‘불만’ 표출
푸틴 “오바마, 美의회 속이고 있다”… 백악관 “푸틴과 정상회담 가능성 없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일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최상급 경제회의’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주요 경제·금융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시리아 공습을 둘러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결 여진이 회담장 안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시사 주간지 타임은 4일 이런 분위기 때문에 미국의 출구전략, 재정 건전화, 국제 조세 협력, 국가 채무 비율 조정 등을 다루는 정규 세션들이 축소되거나 협의 내용이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할 개연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실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회의 시작 2시간 전인 5일 오후 2시 20분경에야 모습을 드러내 러시아와의 불편한 관계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한국, 중국, 프랑스, 일본의 정상들은 하루 전인 4일 도착했다. 오바마 대통령 도착 직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실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지만 양국 정상 간 별도의 정상회담 계획은 없다”며 “러시아와 미국은 ‘추가 관계 재설정(another reset)’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양국은 다른 국가 정상들과는 활발한 회담을 이어 갔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단독으로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도 프랑스, 중국, 일본 정상과 양자회담을 한다.

앞서 4일 푸틴 대통령은 “G20은 시리아 문제를 논의할 최상의 장(場)”이라며 회의 분위기를 시리아 사태 쪽으로 몰았다. 그는 또 오바마 대통령의 도착에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의회를 속이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거짓말쟁이” 등 원색적 표현을 써 가며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해 ‘외교 결례’ 논란까지 불거졌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G20#푸틴#오바마#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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