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박사 한경림의 통증 이야기] 통증 전달 신경계 이상 ‘만성통증’ 조기에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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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6일 07시 00분


어떤 형태의 통증이든 통증이 있다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특별한 원인도 없이 통증이 계속되면 그것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없다.

하지만 과연 통증이 나쁘기만 한 것일까? 통증에는 좋은 통증과 나쁜 통증이 있다. 넘어져서 무릎이 깨지거나 다리가 부러지면 당연히 아파야 한다. 이처럼 분명한 조직 손상 이후에 따라오는 통증은 좋은 통증이다. 이때의 통증은 우리 몸에서 발생한 손상에 대한 위협을 알리고, 똑같은 손상을 입지 않도록 몸을 피하고 방어할 수 있게 해준다.

●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알람장치’

배가 아파 응급실로 가서 급성 맹장염을 진단받고 수술을 받는 것을 생각해보자. 이때 배가 아픈 것은 맹장염을 적절한 시기에 치료할 수 있게 해주는 경고의 통증이다. 뿐만 아니라 통증은 손상이 회복될 때까지 우리 몸을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

일반적으로 좋은 통증은 우리 몸에 손상이 일어났을 때 발생하고, 손상이 회복되면서 사라져야 정상이다. 그런데 삐끗한 지 두 달이 넘도록 발목이 아프다든지, 골절이 되어 수술하고 뼈는 잘 아물었는데도 다리가 아픈 경우, 폐 수술을 하고 상처가 다 나았는데도 가슴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그 통증은 좋은 통증이라 하기 어렵다. 뇌 사진은 정상이라는데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얼굴 통증이나 두통, 디스크는 심하지 않다는데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오는 것, 내과에서 뱃속은 정상이라는데 배가 아프고 가슴이 쓰린 것은 좋은 통증일 수 없다. 우리 몸의 이상을 알리고 손상이 치유되도록 경고하는 좋은 통증과는 달리 통증 전달 신경계의 이상으로 지속되는 만성적인 통증은 나쁜 통증이다.

● 통증 전달 신경계의 이상은 조기에 적절히 치료해야

나쁜 통증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의 이상에서 오는 통증이기 때문에 좋은 통증처럼 분명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나쁜 통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당사자는 무척 고통스러운데도 주변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처럼 나쁜 통증은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방해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나만의 고통으로 자리 잡는다.

나쁜 통증은 방치할수록 치료하기가 어렵다. 나쁜 통증을 참는 것은 미덕이 아니라 병을 키우는 미련한 행위다. 나쁜 통증은 눈에 보이는 원인이 없다고 하더라도 통증을 전달하는 말초신경과 중추신경의 변형에서 기인하는 ‘통증 전달 신경계의 질병’이므로 조기에 적절하게 치료되면 만성적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경림 교수|現 기찬통증클리닉 원장, 만성통증환자의 고난위 척추중재술 300,000례 달성
저서 ‘좋은 통증 나쁜 통증’ 외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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