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하정우 “연예부 기자의 삶, 영화로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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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6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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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35)를 보자마자 시원한 머리 스타일이 시선에 꽂혔다. 햇볕에 저절로 그을린 얼굴이 보였고 까칠까칠해진 수염도 눈에 띈다. 현재 경상남도 문경에서 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를 찍고 있는 그가 ‘더 테러 라이브’를 홍보하기 위해 단숨에 서울로 올라왔다.

이날 하정우는 목소리가 살짝 쉰 상태로 인사를 했다. 감기가 걸린 건지 물어보자 그는 “바깥이 너무 더워서 차에서 에어컨 바람을 쐤더니 목이 좀 아플 뿐 괜찮다”며 웃었다.

‘더 테러 라이브’에서 앵커 윤영화로 분한 하정우는 단독 주연을 맡았다. 그래서 기존 작품보다 차지하는 분량도 상당했다. 게다가 뉴스데스크에 혼자 앉아있는 장면이 대다수라 클로즈업도 많았다. 그래서 그는 얼굴표정에 조금 더 신경을 썼다. 눈썹을 치켜뜨거나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등 미세한 표정에 초점을 뒀다. 심지어 다크서클도 그려가며 범인의 협박에 지쳐가는 윤영화의 표정을 만들었다.

“스크린에서 120분 동안 같은 공간이 계속 보이잖아요. 선과 벽으로 이뤄진 스튜디오가 관객들이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도록, 오히려 흥미롭게 하는 것이 과제였어요.”

하정우의 고민의 흔적은 관객에게 통했다.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하정우의 연기가 시너지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하정우가 연기한 모든 윤영화의 모습을 본 관객들은 “역시, 하정우!”, “하정우라 믿고 본다”는 극찬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나를 믿고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답했다.

“보는 이로 하여금 믿음을 주는 건 연기자를 하면서 늘 꿈꿔왔던 부분이에요. 영화는 관객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배우가 되고나서 관객들이 느끼고 싶어 하는 감정을 전달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게 됐어요. 앞으로 더 좋은 안목을 기르려고 노력 중입니다.”

앵커를 해봤으니 기자 역할을 해볼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하정우는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금 연예부 기자들의 삶을 소재로 연출을 할 생각은 있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며 말을 이어갔다.

“지금 비슷한 소재로 구상 중이에요. 연예부 기자들의 삶은 흥미로운 것 같아요. 정말 괜찮은 배우들을 만나 좋은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지만 가끔 어쭙잖은 사람들을 만나 상대도 하잖아요. 재미없는 작품을 봐도 질문해야 하고요. 얼마나 머리 아프겠어요. 하하하. 그런데 그들은 회사구성원이기도 해서 조직생활도 하잖아요. 그런 소재들을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한참 영화이야기를 하다가 야구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하정우는 영화촬영장에서 야구 소식을 틈틈이 빼놓지 않고 살피는 야구 마니아다. 특히 LG 트윈스의 열혈 팬인 하정우는 요즘 승승장구하고 있는 LG 덕분에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야구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그는 LG의 전력에 대해 속사포 쏟아내듯 풀어냈다. 한참을 설명하고 나서 “허허, 내가 무슨 전속코치인 것 같네!”라며 실없이 웃기도 했다.

그가 인터뷰 때마다 언급했던 시구이야기도 꺼냈다. 하정우는 늘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시구타자로 나서고 싶다고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는 LG가 한국시리즈에 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하정우는 올해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군도’ 촬영이 비 때문에 연기가 돼서 10월까지 촬영을 할 것 같아요. 10월 초에는 부산영화제에서 ‘롤러코스터’가 첫 선을 보이고 ‘더 테러 라이브’도 소개가 돼서 부산을 방문할 것 같아요. 그래서 시구를 할 수 있을지 전혀 알 수가 없어요.”

하정우는 ‘군도’ 촬영이 끝나면 잠깐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11월에는 여행도 가보고 싶단다. 라디오 방송에서 2년 이후 결혼을 하겠다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연애 계획은 없는지도 물어보니 “당장은 없다”고 답했다.

“인연을 맺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나저나 38~42세 안에 결혼하려면 빨리 여자친구를 만나긴 해야겠네요. 하하하.”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판타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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