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진화하는 김준수, 숨소리마저 ‘죽음’을 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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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8일 1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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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준수. 동아닷컴DB.
배우 김준수. 동아닷컴DB.
JYJ 김준수가 가요계를 넘어 뮤지컬에서도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단순한 성공을 넘어 조승우, 정성하 등 특급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다시 ‘엘리자벳’에서 ‘토드’(죽음·Todd) 역을 맡은 그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김준수가 뮤지컬 무대에서 인정을 받는 이유는 티켓 파워와 안정된 연기 그리고 뛰어난 가창력 때문이다. 그의 티켓 파워는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부터 시작됐다. 3000석의 세종문화회권 15회 공연을 완전히 매진시켰다. 이후 ‘천국의 눈물’, ‘모차르트’ 앙코르 공연, ‘엘리자벳’ 초연까지 매진 열풍을 일으켰다. 올해 ‘엘리자벳’ 공연도 마찬가지다. 김준수의 공연은 표를 팔기 시작하자마자 3만석을 매진시키며 저력을 발휘했다.

물론 김준수의 티켓 파워를 당연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두터운 팬을 보유하고 있는 최정상급 아이돌 가수이기 때문이다. 그가 공연하는 날은 세계 각국의 팬들이 극장을 가득 메운다. 공연장으로 향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여러 각국의 언어가 들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아이돌 가수들이 뮤지컬에서 성공을 거두는 건 아니다. 재능, 열정, 성실함이 없으면 수준 높은 뮤지컬 마니아들을 사로잡을 수 없다. 반짝 성공은 가능하지만 롱런은 쉽지 않다. 결코 큰 배우가 될 수 없다.

김준수는 자만심에 빠지지 않고 ‘진짜 뮤지컬 배우’가 되려고 노력했다. 그의 재능과 노력이 하나가 되며 결실을 맺기 시작했고, 뮤지컬 관계자들과 팬들도 그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티켓파워를 갖게 됐다.

‘모차르트!’와 ‘엘리자벳’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한 인터뷰에서 “김준수는 모든 것에 120%를 보여주고 절대 지치지 않은 에너지가 있다”고 말했다. ‘천국의 눈물’ 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은 “김준수는 곡에 대한 해석이 뛰어나고 진심 어린 연기가 탁월하다”고 극찬했다. 김준수를 옆에서 지켜본 관계자들은 “김준수는 노력하는 천재”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쁜 스케줄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은 김준수의 진가는 무대에서 드러난다. 그의 창법이나 연기는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다. 초연에 해석한 토드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극을 전체적으로 장악해 요제프와 엘리자벳 외 극중 인물들의 비극적인 상황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꾸몄다. 마치 토드가 한 편의 잔혹동화를 만드는 기분이 든다. 아마 죽음이라는 존재가 사람이었다면 김준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숨소리로 시작해 등장하는 김준수의 토드 캐릭터는 두려움과 동시에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캐릭터를 더욱 신비롭고 섹시하게 표현해준다. 그의 솔로 넘버인 ‘마지막 춤’과 ‘그림자는 길어지고’는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김준수는 9월 4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토드를 마친다. 벌써부터 그의 다음 작품에 관심이 집중된다. 어떤 작품을 선택하더라도 매번 기대가 되는 배우 김준수. 단언컨대 그는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배우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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