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더럽지만 솔직한 힐링 돌직구 ‘애비뉴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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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6일 2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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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했지만 취업도 못하는 엿 같은 내 인생!”

“예쁘고 똑똑하면 뭐해, 남자친구도 없는데…썅!”

입이 쩍 벌어지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발언이 무대 위를 오간다. 남녀가 술에 취해 아찔한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을 관객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관객들은 민망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깔깔거리며 박수를 친다. 그 이유는 이 모든 것은 배우의 손으로 움직이는 퍼펫(인형)들의 말과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생김새는 귀엽지만 행동은 범상치 않은 퍼펫들의 이야기를 담은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 ‘애비뉴Q’가 23일 서울 샤롯데시어터에 상륙했다. 애비뉴Q는 뉴욕에서 가장 집값이 싼 가상 지역을 무대로 가지각색 이웃들의 다양한 삶을 그렸다.

대학을 졸업해 애비뉴Q로 이사한 사회 초년생 프린스턴은 별난 이웃을 만난다. 유치원 보조교사 케이트 몬스터, 글래머 클럽 가수 루시, 월스트리트 투자전문가 로드와 그의 룸메이트 니키, 포르노 중독자 트레키 몬스터, 코미디언 지망생 실업자 브라이언과 그의 약혼녀 크리스마스 이브, 그리고 왕년에 인기아역스타였던 게리 콜먼까지. 이들은 불투명한 한 사람의 목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간다.

각자의 삶은 별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다. 열심히 일해도 늘 통장은 바닥인 직장인의 고충과 대학 졸업장은 있지만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인 사회 초년생의 현실, 그리고 연애 문제에 있어서 고민하는 남녀의 이야기가 애비뉴Q에 담겨있다. 지나칠 정도로 현실적이지만 마음은 시원하다. 나 혼자만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사랑스런 퍼펫들은 전 세계인들이 갖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논한다. 이들의 말은 발칙하고 거침이 없다. 욕설도 마다하지 않는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뜨끔한 생각들을 과감히 수면 위로 끄집어낸다. 동성애, 포르노 중독, 인종차별 등 민감한 문제 등과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인간들의 속물적인 면을 유쾌하고 당당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이 불쾌하지 않은 이유는 인간이 아닌 퍼펫들이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물론 배우들의 손을 통해 퍼펫이 움직이고 배우들의 표정과 몸동작이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그 연기가 퍼펫을 통해 보이기 때문에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케이트 몬스터와 섹시한 루시 두 역할을 맡은 칼리 앤더슨과 프린스턴, 로드, 니키, 트레키 몬스터까지 4개의 캐릭터를 소화한 니콜라스 던컨이 보여준 퍼펫과 배우의 혼연일체 연기는 눈길을 끈다.

내한공연에서는 번역된 자막도 볼거리다. 다양한 색과 크기, 적절한 그림까지 있는 자막은 배꼽을 잡게 할 만큼 폭소케 한다. 또 “열라 구린 내 인생”, “형,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임?” “급 기분 좋아짐”이라는 등의 속어와 일본인 크리스마스 이브의 대사마다 “장난하므니까?” “엿 같은 인생데쓰”를 붙이는 등 센스를 보이기도 했다. 뮤지컬 ‘애비뉴Q’는 8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된다. 문의 1577-3363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설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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