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탱크 옆에 3시간 있으면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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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원전 누수로 최악 방사선량 유출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를 보관한 지상 물탱크에서 사람이 3시간 노출되면 사망에 이르는 강력한 방사선량이 새로 측정됐다. 이는 7월 이후 탱크 누수로 측정된 방사선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일본 언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내각이 오염수 유출 한 달여 만인 3일 대책을 내놓았지만 “공정표도 없는 대책”이라며 혹평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오염수 문제가 쏟아지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도쿄전력은 3일 오염수 지상 저장탱크 2기 바닥에서 시간당 최대 2200mSv(밀리시버트·방사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단위)의 방사선량이 새로 측정됐다고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4일 보도했다. 일반인의 연간 피폭 한도는 1mSv다. 2200mSv에 3시간 남짓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도쿄전력은 “탱크 접속 부위의 방수재에 오염수가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에 측정된 방사선은 대부분 투과력이 약한 베타선으로 확인돼 거리를 유지하면 피폭은 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추가 누수가 의심됐던 또 다른 탱크 주변도 재측정한 결과 바닥 접합 부위에서 시간당 300mSv의 방사선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되는 탱크는 강재를 볼트로 이어 붙인 조립식 탱크로 350개에 이른다. 이 탱크는 용량이 커 전체 1000개의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 33만4000t 중 70%인 22만 t을 담고 있다. 지하수 유입으로 매일 400t의 오염수가 새로 생기는 데다 이음매가 없는 탱크를 하나 만드는 데는 한 달 이상 걸려 추가적인 오염수 대량 유출도 우려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전날 아베 내각이 470억 엔(약 5170억 원)의 국비를 투입한다며 내놓은 오염수 종합대책의 실효성에 고개를 저었다. 아사히신문은 “원전 용지 내 지하수 유입을 막는 동토벽 설치는 터널 공사 때 일시적으로 사용한 적이 있지만 이 정도 규모로 장기간 사용한 적은 세계적으로도 없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국가의 각오가 안 보인다’는 사설에서 “원전 사고 발생 이후 최대의 국가적 위기상황인데도 아베 총리는 (국민 앞에 나서)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도쿄=배극인·박형준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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