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감사원, MB정부 부실 청산 2라운드? 4대강사업 이어 수출금융 감사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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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재정 악화 점검에 초점… UAE원전 100억달러 문제도 조사

감사원이 수출입은행 등 5개 금융공기업과 한국은행을 대상으로 수출금융 지원 실태 감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크게 확대된 수출금융 지원으로 인한 부실 규모와 중소기업에 대한 중복 수출 지원 여부 등에 감사의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수출입은행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100억 달러(11조 원)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감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관계자는 3일 “수출입은행 등 6개 기관에 대해 2일부터 감사에 들어갔다”며 “2주간의 예비감사를 거쳐 문제점이 발견되는 분야에 대해 9월 말부터 본감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사 대상은 수출입은행과 한은, 무역보험공사, IBK기업은행,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6곳으로 감사는 10월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은 지난해 9월 금융공기업 경영실태 감사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감사를 받게 됐다.

이번 감사에서는 조선업 경기 악화 등에 따른 수출금융 지원 부실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에 대해 금융권이 빌려준 자금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하도록 권고한 가운데 이들 조선사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수출입은행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의 자기자본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은 6월 말 기준 10.33%로 국내 18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산업은행 역시 STX그룹 구조조정의 여파로 올 상반기에만 2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또 수출입은행의 UAE 원전 금융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감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입은행은 2009년 UAE 원전 수주 과정에서 UAE 정부에 100억 달러의 원전 수출금융을 지원하기로 하고 기획재정부를 통해 자본금을 2조 원 이상 증액 받았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이 UAE 정부와 협의했던 수준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실패하면서 100억 달러의 원전 수출금융 지원이 무산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감사를 두고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이어 감사원이 이명박 정부가 남긴 부실 솎아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UAE 원전은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데다 조선업 수출금융 지원 역시 이명박 정부에서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문병기·윤완준 기자 weappon@donga.com
#감사원#4대강사업#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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