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노인성 난청엔 보청기 양쪽 다 착용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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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원장(오른쪽)이 보청기 시뮬레이션을 통해 난청 환자가 잘 듣는지 미리 확인하고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김성근 원장(오른쪽)이 보청기 시뮬레이션을 통해 난청 환자가 잘 듣는지 미리 확인하고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직장생활을 하다 몇 해 전 은퇴한 김모 씨(76)는 2년 전 한 대학병원에서 양쪽 귀 모두 노인성 난청 진단을 받았지만 보청기 착용을 미뤄왔다. 보기에도 그렇고 값도 비싼 데다 지인들이 보청기 효과가 실망스럽다고 해서였다.

작년 초에 점점 더 안 들리는 느낌이 강해지고 TV 드라마의 말소리나 교회에서 목사님 말씀을 알아듣기가 힘들어졌다. 모임에서 지인들과 대화할 때도 소리는 들리지만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해 혼자 멍하게 있거나 되묻는 횟수가 늘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꺼려질 정도가 됐다.

김 씨는 큰맘 먹고 보청기 전문점을 방문해 한쪽 보청기를 구입했다. 보청기를 끼었으나 소리가 울리고 여전히 선명하게 들리질 않고 오히려 크게 들려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드라마 말소리나 교회 목사님 말씀, 모임에서 지인들의 말소리는 크게 들리기만 할 뿐 알아들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전화를 할 때는 오히려 보청기가 방해가 됐다. 보청기를 조절해 봤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판매점에서는 수차례 되풀이 조절하면서 적응하라고 강요하다시피 해 결국 난청 상태를 방치하고 지내다 우리 병원을 방문했다.

진찰 및 청력검사를 해보니 양쪽 귀 모두 중간 정도의 노인성 난청 결과가 나왔다. 난청 특성검사를 통해서는 말소리는 어느 정도 들리지만 선명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과 주변 소음 속에서 말소리를 알아듣는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 큰 소리에 유난히 예민하다는 점, 소리 울림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난청 정도와 특성을 감안해 적합한 기능이 탑재된 양쪽 보청기를 처방했다. 현재 김 씨는 보청기의 도움으로 모임에 나가도 더이상 불편하지 않게 돼 자신감을 회복했고 모임과 교회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TV 볼륨도 크게 하지 않아도 돼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할 수 있어 가족도 김 씨의 보청기 착용에 만족한다고 한다.

김 씨처럼 개인별 난청 특성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노인성 난청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겪는 현상이다. 노인성 난청일 때 보청기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일반적으로 노인성 난청일 때는 반드시 양쪽 귀에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노인성 난청은 한쪽만 보청기를 착용하면 전혀 도움을 받을 수가 없는 때가 대부분이다. 양쪽 보청기를 끼면 두 귀 모두 청력이 개선돼 주변 소음이 있을 때도 말소리가 더 또렷해지고 소리의 방향성을 찾게 되며 훨씬 풍부하게 들을 수 있게 된다.

둘째, 처음 보청기를 착용한다면 보청기 소리의 울림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노인성 난청은 보청기 소리의 울림을 심하게 느끼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는 형태의 보청기를 선택해야 한다.

셋째, 보청기를 큰 소리보다는 또렷하게 듣도록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노인성 난청은 소리는 들을 수 있지만 또렷하게 들리질 않으므로 보청기의 큰 소리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소리 크기는 변화 없이 선명한 소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큰 소리는 작게, 작은 소리는 크게 들려줘야 한다. 노인성 난청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 크기의 범위가 제한돼 있어 소리를 이 범위로 압축시켜 들려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청각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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