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컴퓨터만 잘하면 된다?… 수학·심리·국제법도 알아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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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안 분야 진로, 어떻게 될까

사이버보안 분야 진로에 대해 설명하는 임종인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사이버보안 분야 진로에 대해 설명하는 임종인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최근 사이버 공간에서의 정보 전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공공기관과 기업을 중심으로 정보와 전산망을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지켜내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찾는 곳이 늘고 있다. 특히 2009년 정부 기관과 은행 홈페이지 등이 피해를 입은 ‘디도스(DDos)’ 공격, 2011년 정부 기관과 언론사 등이 대상이 된 사이버 공격이 일어난 뒤 기존 컴퓨터 네트워크 보안관리는 물론이고 사이버 해킹·보안에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

사이버 보안·해킹 분야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진로와 비전을 설계할 수 있을까. 이 분야 학과에 진학하려면 수험생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사이버 해킹·보안 분야 전문가인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학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정보보호대학원장)를 최근 만나 그 답을 구해봤다.

해킹 전문가? 사이버·정보보안학과가 적합

사이버 해킹·보안 분야 전문가에 직결되는 대학 전공은 컴퓨터공학과나 최근 신설된 사이버 정보 보안 관련 학과. 현재까지는 컴퓨터공학과 전공자들이 사이버 보안 관련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지만 사이버 해킹 전쟁에 대처할 지식과 기술을 전문적으로 갖추려면 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프로그램 개발에 집중된 컴퓨터공학과의 교육과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같은 이유로 사이버 해킹·보안 분야 전문가가 되려는 수험생은 최근 컴퓨터공학과보다는 상대적으로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이버 정보 보안 관련 학과에 대한 진학을 고민하는 추세다.

방법과 수법이 더욱 다양화 지능화된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필요시엔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공격까지 할 수 있는 정예 사이버 ‘전사(戰士)’가 되어야 하는 것. 이런 인재를 키우는 특성화 학과에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대거 지원하기도 한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설립을 주도한 임 교수는 “우리 학과의 경우 4년간 100% 국비 지원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뒤 7년간 사이버 보안 전문장교로 의무 복무할 수 있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로 만드니 첫해부터 의대나 최상위권 이공계 학과에 합격할 수준의 수험생들이 대거 지원할 정도로 경쟁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해킹·보안 전문가? 수학·법·심리를 아우르는 ‘융합인재’

사이버 해킹·보안은 ‘암호’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 분야를 전공하려면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물론이고 수학에 대한 흥미와 지식은 필수. 임 교수 역시 학부와 대학원에서 수학과 암호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네트워크 보안 프로그램 관리자 수준이 아니라 국제적 규모의 사이버 해킹까지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려면 인문사회 분야의 지식과 안목도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임 교수는 “사이버 보안 관련 학과에 들어가는 것을 곧 ‘해커’가 되는 길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이버 보안에서 해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를 예로 들면 암호와 해킹뿐 아니라 수사, 법·정책, 심리 등도 함께 공부한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사이버 수사는 국제적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국제법을 독파해야 하고 사이버심리전에 대처하기 위해 심리학도 깊이 공부해야 한다”면서 “수학과 프로그래밍은 대학에 들어와서도 기초 수준부터 배울 수 있어 선행학습을 할 필요는 없지만 영어 실력과 국제 정치·사회에 대한 감각은 중고교생 때부터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사진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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