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역 3중추돌 사고]도심 저속주행 덕분 대형사고는 막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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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의 피해 규모가 작은 점에 대해서는 안도의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 철도 사고는 자주 발생하지 않지만 고속으로 주행하고 승객이 대규모로 탑승하는 점 때문에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한 국토교통부 철도 당국자는 “31일 철도 사고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올 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이번 충돌 사고가 난 3편의 열차에는 1204호 무궁화호 270여 명, 상행선 4012호 KTX 열차에 460여 명, 하행선 101호 KTX 열차에 600여 명 등 모두 1300여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사망자 없이 부상자만 4명 발생한 것은 3편 모두 저속으로 운행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는 도심 구간에서 일어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사고를 낸 무궁화호의 속도는 시속 35km, 주행하던 KTX는 시속 60km 수준이었다. 무궁화호는 역에서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KTX는 무정차 통과였지만 도심 구간이라 속도를 크게 낮춘 상태였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는 역을 무정차 통과하더라도 도심에 진입하면 소음 등의 이유로 약 60km로 운행한다. 2차 충돌한 부산행 KTX는 사고 현장을 확인한 기관사가 급히 속도를 더 줄여 피해가 적었다”고 말했다.

대구역 사고로 경부선 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31일과 1일 각 열차역은 큰 혼잡을 이뤘다. 고속버스·시외버스 터미널도 승차표를 구하지 못한 승객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1일 오후 1시 경부선은 정상 복구됐지만 사고가 발생한 대구역은 모든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임시 선로의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였지만 대구역을 찾은 승객들의 항의는 빗발쳤다.

대구=장영훈·정재락 기자·세종=박재명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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