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다시 맞붙는다…한국야구 ‘꽃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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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일 07시 00분


1. 구리 나인빅스 황세원(23번)이 31일 전북 익산시 국가대표전용야구훈련장에서 열린 ‘2013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서울 블랙펄스와의 개막전에서 1회초 무사 2루서 적시타를 치고 있다. 2.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대회 개막전에 앞서 힘차게 시구를 하고 있다. 3. 서울 블랙펄스 주장 박유나가 대회 개막식에서 선수 대표 선서를 하고 있다. 4. 이한수 익산시장이 대회 개막식에서 밝은 표정으로 환영사를 하고 있다. 5. 한국 여자야구단 선수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개막식에 참가하고 있다. 익산|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1. 구리 나인빅스 황세원(23번)이 31일 전북 익산시 국가대표전용야구훈련장에서 열린 ‘2013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서울 블랙펄스와의 개막전에서 1회초 무사 2루서 적시타를 치고 있다. 2.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대회 개막전에 앞서 힘차게 시구를 하고 있다. 3. 서울 블랙펄스 주장 박유나가 대회 개막식에서 선수 대표 선서를 하고 있다. 4. 이한수 익산시장이 대회 개막식에서 밝은 표정으로 환영사를 하고 있다. 5. 한국 여자야구단 선수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개막식에 참가하고 있다. 익산|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개막

지난해보다 9개 팀 늘어난 총 37개 팀 참가
예선리그 도입…11월 16일까지 열띤 경쟁

구본준 부회장 “여자야구 대표 대회로 우뚝”
김을동 “모두가 승리자 되는 장으로 만들 것”


LG전자 구본준(62) 부회장의 물빛 셔츠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한낮의 익산. 인조잔디를 타고 올라오는 열기가 온몸으로 스멀스멀 파고들었다. 그러나 구 부회장은 시종일관 온화한 미소를 띤 채 그라운드를 둘러봤다. 색색의 유니폼을 갖춰 입고 한데 모인 여자야구 선수들의 늠름한 자태에 이내 눈썹이 팔(八)자로 휘어지기 일쑤. 구 부회장이 직접 손으로 빚어낸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가 또 한번 성공적인 닻을 올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LG전자와 익산시가 주최하고 한국여자야구연맹(WBAK)과 익산시야구협회가 주관하는 2013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는 8월 31일 오후 1시40분 전북 익산시 국가대표전용야구훈련장에서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대회의 산파 역할을 한 구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해 출범한 LG배 대회가 올해로 2년째를 맞았다. 지난해보다 참가팀과 선수가 대폭 늘면서 명실상부한 한국여자야구를 대표하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며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 구본준 부회장 “여자야구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 다할 것”

지난해 9월 개회를 선언한 LG배 여자야구대회는 사상 최대 규모로 최장 기간 열리는 전국 여자야구대회였다. 대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한 첫 여자야구대회라 더 고무적이었다. 올해는 규모와 관심도가 더 커졌다. 지난해 28개 팀보다 9개 팀이 늘어난 총 37개 팀이 참가했고, 예선리그가 새로 도입됐다. 31일부터 11월 16일까지 매 주말에 총 50회의 정규경기와 한·일전, 올스타전 등 특별경기를 치른다. MBC 스포츠+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경기를 직접 중계한다.

LG 트윈스 구단주이기도 한 구 부회장의 각별한 관심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구 부회장은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사회인 야구팀 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야구 사랑이 남다르다. 2010년 세계여자야구월드컵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을 위해 LG 2군 연습장을 섭외해주기도 했고, 결국 기존 대회보다 상금이 20배 많은 최대 규모의 여자야구대회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LG전자는 이미 내년까지 이 대회를 후원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황이다. 구 부회장은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여자야구 발전의 근간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여자야구의 수준을 높이고 인지도를 향상시켜서 좀 더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LG전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을동 WBAK 회장 “승자도 패자도 모두 승리자”

김을동 WBAK 회장 역시 연신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도 뿌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도열한 선수단을 만나자마자 거수경례로 친근감을 표시했을 정도다. 김 회장은 “WBAK는 이제 단순한 스포츠동호회가 아니다. 한국여쟈야구의 1세대로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며 “아직 우리 여자야구는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이 대회와 우리 WBAK는 그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회는 김 회장이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열렸다. 취임 1년이 넘은 올해는 김 회장도 WBAK의 수장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김 회장은 “사실 이번 대회를 승자와 패자가 모두 승리자가 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고 싶다. 나 역시 온 힘을 다하겠다고 선수들에게 약속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개막전은 여자야구 랭킹 1위팀 구리 나인빅스와 2위팀 서울 블랙펄스의 대결. 두 팀은 시드 1번과 2번을 배정받아 1차 예선리그 없이 부전승으로 2차 예선리그에 올라갔다. 대신 개막을 기념한 친선경기로 새 대회의 문을 열었다. 개막전 시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구본준 부회장과 김을동 회장, 이한수 익산시장이 동시에 맡았다. 나란히 선 세 사람이 첫 공을 던지는 순간 선수들의 환호가 터졌고, 한국여자야구는 또 한 번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익산|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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