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피플] 신재흥 병원장 “환자의 아픔을 이해하는 게 치료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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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일 07시 00분


“환자는 왕이다” 신재흥 병원장은 환자중심의 맞춤치료를 구현하고 있다. 그는 “환자와 교류하면서 치료해야 효과가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사진작가 정기국 씨
“환자는 왕이다” 신재흥 병원장은 환자중심의 맞춤치료를 구현하고 있다. 그는 “환자와 교류하면서 치료해야 효과가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사진작가 정기국 씨
■ 동탄시티병원 신재흥 병원장

환자마다 통증 다르듯 맞춤치료 중요
척추통증, 비수술만 고집하는 건 위험

방사능 화상 입은 손…영광의 상처죠
허리병 예방법? 체중조절·걷기 강추

“아이고, 허리야!”. 대한민국의 ‘허리’가 흔들리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중장년층은 물론 20,30대 젊은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성별도 넘어섰다.

허리통증은 척추뼈, 추간판(디스크), 관절, 인대, 신경 등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허리 부위의 통증. 평생 살아가면서 60∼90%%의 사람이 겪게 되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허리통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 그러나 함부로 ‘칼’을 대기도 망설인다. 그냥 놔두자니 아프고, 수술하자니 꺼림칙한 허리통증. 해법은 없을까.

최근 바람불고 있는 환자중심의 허리통증 치료법이 그 단초가 될 수 있다. 이는 일종의 환자 맞춤치료로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통을 공감하면서 환자와의 교감을 통해 치료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 동탄시티병원 신재흥(정형외과 전문의) 병원장이 있다. 동탄시티병원은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작지만 강한 병원이다. 늦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27일 신 원장을 만났다.

-환자와 교감하며 환자의 입장에서 치료한다는 ‘환자 맞춤치료’는 무엇인지.

“병원에선 환자가 주인공이다. 요즘 환자들의 니즈가 엄청 다양해 졌다. ‘수술을 하지 않고 이렇게 해 달라’는 환자도 많다. 정신분석가 대니언 리더의 ‘대면하고 인정하고 말로 풀어내면 증상이 사라진다’는 말처럼 환자와 많은 대화를 하고 아픔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니즈에 맞는 맞춤치료를 하지 않으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없다. 개개인의 통증이 다르듯이 치료법도 개인에 최적화되도록 해야 한다.”

-척추통증은 아무리 아파도 수술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던데.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추간판탈출증이나 추간판협착증 등이 비수술적 요법에 얼마나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 마비를 유발하거나 주사요법 등의 반응이 반짝하고 만다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런 경우 방치하면 통증만 악화될 뿐이다. 수술과 비수술의 경계선 상에 있는 분들도 많다. 이럴 땐 환자와의 교감이 중요하다. 비수술적 치료가 2∼3주 만에 ‘약발’이 떨어진다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비수술만 고집하는 것은 되레 위험할 수 있다.”

신 원장은 그동안 국립중앙의료원 등에서 척추 관절의 ‘수술달인’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 관절은 수술 전과 수술 후가 드라마처럼 확연히 차이가 있어 그 매력에 빠져 전문의가 됐다고 했다. 지금도 누워서 왔다가 걸어서 나가는 환자를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신나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여전히 그 매력에 빠져 있는 듯 했다.

-손이 좀…. (신 원장의 손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고 곳곳에 마른 물집까지 있었다.)

“방사능에 의한 화상이다. 치료를 많이 하다보면 이렇게 화상을 입는다. 그러나 내겐 영광의 상처다. 내 손은 비록 이렇게 퉁퉁 붓고 갈라져도 그 손으로 치료한 환자들이 완쾌돼 나가는 걸보면 보람을 느낀다. 하루 180여 명의 외래환자를 보고 한달에 50여 명의 환자를 수술하지만 다 이 영광스러운 손으로 했다. 난 이 손이 자랑스럽다.”

-중장년은 물론 직장인 허리병 환자들이 많다. 척추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비법을 알려 달라.

“첫째는 체중조절이다. 배가 나와 체중이 늘면 허리가 당해낼 수 없다. 특히 중년여성의 경우 호르몬으로 인해 ‘나잇살’이 찐다. 경계대상 1호다. 또 골프 등 한 방향으로만 운동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웨이트에 치중하는 운동도 좋지 않다. 허리엔 걷기운동을 권한다. 허리를 세우고 하루 30분 정도 속옷이 땀에 젖을 만큼 걸어야 한다. 최소 일주일에 3∼4회는 반복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미 허리 병이 있다면 수영도 좋다. 수영은 물리치료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고 한 가지 영법만 고집한다면 되레 독이 된다.”

신 원장은 “허리통증이 심하다면 운동을 피하라”고 강조했다. 오래 앉아 있지 못하거나 걷기 힘들다면 눕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허리 힘 키운다고 ‘거꾸리(운동기구)’를 하면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화성|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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