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오른 서울, 세계 20개 주요도시중 6번째로 비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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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 ‘1L 2520원’을 비교해보니

세계 주요도시 우유가격 비교해보니

1일 영국 런던의 대형 할인마트인 세인스버리. 이곳에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우유업체인 크레이븐데일의 1L들이 흰 우유는 1파운드에 팔리고 있었다. 우리 돈으로 치면 약 1720원.

같은 날 서울의 이마트에서 같은 용량의 서울우유 흰 우유 가격은 2520원. 서울우유 제품이 크레이븐데일의 제품보다 약 30% 비쌌다. 런던 물가가 전반적으로 서울보다 높지만 우유가격만큼은 예외인 셈이다.

최근 우유가격 인상으로 한국의 우유가격이 세계 주요 20개 도시 중 10번째에서 6번째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 생활수준을 감안한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우유가격은 세계 3위로 미국 뉴욕의 2배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동아일보가 1일 KOTRA 무역관을 통해 서울을 비롯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주요 도시와 중국 베이징과 홍콩,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20개 도시의 1L짜리 흰 우유 가격을 분석한 결과다. 동아일보는 각 도시의 대형 할인마트에서 시장점유율이 1위인 우유제조사의 1L짜리 흰 우유 가격을 분석했다.

○ 뉴욕 파리 런던보다 비싼 서울의 우유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우유가격(서울우유 기준)은 기존에 2300원(2.06달러)으로 20개 도시 중 순위가 10위였다. 하지만 8월 30일부터 서울우유 가격이 2520원(2.26달러)으로 인상돼 순위가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인상된 서울의 우유가격은 1위인 홍콩(2.64달러)과 2위인 싱가포르(2.42달러), 3위인 캐나다 토론토(2.37달러), 공동 4위인 일본 도쿄 및 오사카(2.35달러)에 이어 높았다. 서울은 런던(1.55달러·13위), 미국 뉴욕(1.40달러·15위), 프랑스 파리(1.38달러·16위), 독일 프랑크푸르트(1.31달러·19위)보다 물가가 낮지만 우유가격은 이 도시들보다 더 비쌌다.

경제 생활수준을 감안한 서울의 우유는 상대적으로 더 비싸졌다. 환율과 물가를 반영해 PPP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이번에 인상된 서울의 우유가격은 3.02달러로 20개 도시 중 3번째로 가격이 비쌌다. PPP 기준 우유가격이 서울보다 비싼 곳은 홍콩(3.64달러·1위)과 상하이(3.16달러·2위)뿐이었다.

또 미국 뉴욕의 우유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서울의 우유가격은 ‘215’로 서울의 우유가격이 뉴욕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 제조·유통 원가 낮춰야

우유업체들은 국내에서 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인건비 땅값 사료값 등이 비싸기 때문에 국내 우유가격이 비교적 높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번의 우유가격 인상은 오른 원유(原乳·젖소에서 갓 짜낸 우유) 가격에다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마진까지 한꺼번에 올린 영향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 1일부터 원유 가격이 L당 106원 올랐지만 흰 우유 가격은 원유 가격의 두 배 넘게(220원) 인상됐다. 우유가격 인상분에는 제조업체의 가공비 44원과 우유 대리점 마진 50원, 유통업체 마진 30원이 포함됐다. 김연화 소비자단체협의회장은 “우유회사와 유통업체들이 원유 가격 연동제를 빌미로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 현안분석실 연구위원은 “우유가격은 체감 물가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기에 유통구조 효율화 등의 가격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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