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두산 김현수는 왜 ‘우투좌타’가 됐을까?

  • Array
  • 입력 2013년 8월 31일 07시 00분


코멘트
두산 김현수. 스포츠동아DB
두산 김현수. 스포츠동아DB
오른손잡이지만 주 시력은 오른 눈, 좌타석에서 공 더 잘 보여
초등 5학년 때 스위치타자 변신 이어 중학교 때 우투좌타 고정
그러나 우투좌타 변신은 신중해야

두산 김현수(25)는 우투좌타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타격기계’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뛰어난 안타생산력을 자랑하지만, 그가 왜 좌타자가 됐는지에 대해선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30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김현수는 우투좌타로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김현수는 5학년이 될 때까지 우투우타였다. 당시 일본에선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 마쓰이 히데키(은퇴)와 같은 우투좌타의 스타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우투좌타가 유행하게 됐다. 이런 흐름에 맞춰 김현수도 좌타석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우타석에 들어서다 잠수함 투수가 등판할 때면 좌타석에 서는 스위치히터의 형태였다.

김현수가 좌타자로 완전히 굳어진 시기는 중학교 때다. 이유는 단순했다. 두 배의 훈련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현수는 “남들은 한쪽에서만 치고 훈련을 끝낼 때, 나는 또 다른 방향의 타석에서 훈련을 해야 했다. 어린 나이에 힘들다고 느꼈던 모양이다”고 말했다. 주 시력이 오른쪽이었던 것도 또 다른 이유다. 대개 오른손잡이들의 주 시력은 왼쪽 눈이다. 김현수는 “오른쪽이 주 시력이다 보니, 좌타석에 섰을 때 볼이 더 잘 보였다. 장타를 치는 데는 좌타석이 불리했지만, 본래 힘이 좋은 편이어서 큰 차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서 우투좌타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김현수를 비롯해 박용택(LG), 손아섭(롯데) 등도 우투좌타다. 중·고교 유망주 대부분도 우투좌타다. 국내에 오른손 거포가 사라진 이유 중 하나다. 김현수는 이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좌타자의 이점이 있지만, 우타석을 포기하는 것은 장타력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나도 우타석에서 파워를 더 낼 수 있지만, 선천적으로 힘이 좋은 덕분에 좌타석에서도 홈런을 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치로도 경기를 보면 단타 위주로 치는 것 같지만, 타격훈련을 할 때는 펜스 너머로 장타를 친다. 마냥 좌타를 선호하기 이전에 자신의 장점을 먼저 파악해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창원|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