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 오간 인천 김봉길 감독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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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30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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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길 감독. 스포츠동아DB
김봉길 감독. 스포츠동아DB
인천 유나이티드 김봉길 감독은 일주일 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인천은 8월28일 K리그 클래식 수원과의 25라운드에서 3-1로 이겼다.

스플릿시스템으로 나뉘는 마지막 한 경기를 앞두고 5번째로 상위그룹을 확정했다. 승점3을 얻지 못해 확정을 뒤로 미뤘으나 ‘천적’ 수원을 통쾌하게 이겼다.

김 감독은 모처럼 환하게 웃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내심 24일 열렸던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확정하고 싶었다.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 7월21일 제주전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4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스플릿시스템 경쟁이 치열하던 때에 수장이 벤치를 지킬 수 없었다.

“벤치 밖에서 많은 공부를 했지만 답답한 마음은 떨칠 수 없었다”고 했다. 김남일, 설기현 등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잡았다. 물론 잡음은 계속 나왔다. 판정문제 중심에 섰고 서포터의 그릇된 행동으로 사건·사고에 휘말렸다.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상위그룹 진출의 무게감도 컸다. 인천은 작년 스플릿시스템의 희생양이 됐다. 상·하위그룹이 결정되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제주와 비기며 경남에 골득실차로 밀렸다.

상위그룹 막차를 내줬다. 김 감독은 “1년을 마음에 담아 뒀었다”고 했다.

부산전은 다른 때와 똑같이 준비했다. 선수들에게 평정심을 갖도록 특별한 지시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조급했다. 마무리 패스가 되지 않으면서 헛심만 썼다. 페널티 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김 감독은 “초보 감독이라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잠도 못 자고 식욕 저하로 얼굴이 많이 상했다.

더는 물러설 수 없었다. 수원전을 맞아 베테랑을 중심으로 승리를 다짐했다. 누구 하나 다르지 않았다. 일심동체. 전반3분 이석현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48분 한교원의 쐐기 골까지 간절함이 듬뿍 묻어나왔다. 마음으로 일군 값진 승리였다.

김 감독은 더 큰 목표를 내다보고 있다. 시민구단 최초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못할 것도 없다. 선수들은 더 큰 목표를 향해 마음을 다잡았다. 9월1일 전북전은 새로운 출발점이다. “시즌 전 목표는 상위그룹 진출이었다. 이제는 시민구단도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김 감독은 원대한 꿈을 밝혔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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