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시구의 모든 것] 두산 ‘시구 1순위 구단’ 영예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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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30일 07시 00분


태미-미란다 커(오른쪽). 사진|두산 베어스·동아닷컴DB
태미-미란다 커(오른쪽). 사진|두산 베어스·동아닷컴DB
마케팅팀 이왕돈 차장 일등 공신
튀는 아이디어와 폭넓은 섭외력
이제는 연예인들이 앞다퉈 지원
“노경은·유희관 선생님으로 인기”

두산은 ‘연예인 시구’의 물꼬를 튼 구단으로 꼽힌다. 정·재계나 지방자치단체 인사의 홍보 수단으로 종종 ‘악용’됐던 시구를 팬들이 즐거워하는 볼거리로 탈바꿈시켰다. 그 변화를 이끈 인물이 두산 마케팅팀 이왕돈(40) 차장이다. 2007년 홍보팀에서 마케팅팀으로 자리를 옮긴 뒤 다양한 아이디어와 폭넓은 섭외력으로 두산을 ‘시구 1순위 구단’으로 바꿔놓았다.

이 차장이 밝힌 두산의 연예인 시구자 섭외 기준은 ‘평소 야구를 좋아하고 타 구단 시구 경험이 없는 유명인’이다. 두산 팬이면 금상첨화다. 이 차장은 “예전에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섭외에 나섰지만, 요즘은 연예인 측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고 밝혔다. 아무리 지명도가 높고 이미지가 좋은 톱스타라도 타 구단, 특히 라이벌 구단에서 시구한 경험이 있으면 곤란하다. 한 여배우는 수차례 “두산 열성팬이라 꼭 시구하고 싶다”고 연락해와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에 몇 년 전 다른 수도권 구단에서 시구했던 사실이 드러나 무산되기도 했다.

시구자들은 대부분 현장에 와서 투수들의 ‘특별지도’를 받는데, 최근 두산에서 가장 인기를 모으는 선생님은 노경은과 유희관이다. 특히 노경은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시구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 차장은 “워낙 친절하고 성의껏 잘 가르쳐줘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묘기에 가까운 시구로 국제적 화제를 모은 전 리듬체조선수 신수지와 ‘태권 소녀’ 태미는 수많은 시구를 지켜본 이 차장도 혀를 내둘렀던 인물들이다. 일단 신수지와는 인연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이 차장은 “안 그래도 한번 시구를 부탁하고 싶었는데, 우연히 김동주 선수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에 응원하러 온 걸 발견했다. 이때다 싶어서 제안했고, 일사천리로 이뤄졌다”고 귀띔했다. 태미는 소속사에서 “신수지 선수보다 더 멋진 시구를 할 수 있다”며 직접 메일로 동영상을 보내온 케이스. 올해 두산의 잠실 개막전 행사 때 태권도 퍼포먼스팀의 일원으로 공연한 인연도 있었다. 무려 3주간의 훈련 끝에 완성된 시구였다.

또 다른 ‘화제작’인 할리우드 스타 미란다 커의 시구는 3월부터 일정을 조율하며 준비한 깜짝 장기 프로젝트였다. 이 차장은 “당시 커가 2박3일의 짧은 일정 동안 수많은 스케줄을 소화했는데, 두산에서의 시구를 가장 행복해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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