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북페스티벌 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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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한달만 전국서 6700건 행사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표현은 통계적으로 허구임이 밝혀졌다. 현대인은 가을보다 방학과 휴가철인 여름에 더 책을 많이 읽는다. 하지만 가을이 북 페스티벌의 계절인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도서관, 학교에서 9월 한 달에만 6700건의 책 행사가 열린다. 조금만 발품 팔면 만날 수 있는 북 페스티벌을 놓치지 말자.

올해로 시 승격 50주년을 맞는 경기 의정부시는 ‘군사도시’란 이미지를 북 페스티벌을 통해 ‘책 읽는 도시’로 바꿀 계획이다. 다음 달 7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소극장과 야외무대에서 ‘독서, 또 다른 세상과의 만남’이 열린다. 눈에 띄는 건 미국에서 시작된 책 돌려보기(book crossing) 운동을 토착화한 ‘책 방생’ 행사다. 시민들이 먼지 쌓인 채 방치된 책을 가져와 ‘아름다운 책장’에 꽂으면 이를 모아 책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전달한다. ‘아름다운 우리집 서재’ 사진전도 열어 다른 집 서가를 엿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중공업 도시’ 울산도 9월 한 달 책의 도시로 바뀐다. 울산은 ‘책으로 하나 되는 울산 BOOK 페스티벌’을 연다. 울산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엔 가까이 살면서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지역 문인과 독자 간 만남의 장이 열린다. 다음 달 9∼11일 울산 남구 달동 CK갤러리에서 소설가 권비영, 시인 신혜경, 수필가 이지원 씨 등 이 지역 대표 문인 14명이 시민들을 만나 사인회도 열고 무료로 책도 나눠준다. 추창호 울산문인협회장은 “문학의 중앙집권화가 심각한데, 이번 행사가 지역 문단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진짜 ‘책의 도시’ 경기 파주출판도시의 북 페스티벌은 느지막이 열린다. 다음 달 28일∼10월 6일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파주북소리 2013’이 열린다. 80만 m²(약 24만 평) 규모의 출판단지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 행사로 지난해엔 45만 명이 찾았다. 대표 프로그램인 ‘지식 난장’엔 출판사 18곳이 참가해 강연 체험 전시 등 65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별전시 ‘고지도, 상상의 길을 걷다’에선 흔히 볼 수 없는 고지도를 만날 수 있다. 파주북소리 페스티벌 관계자는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페스티벌과 달리, 출판인들의 책 만드는 공간이 독자들의 책 만나는 공간이 되어 자연스럽게 책 문화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홍익대 앞 주차장거리에선 10월 1∼6일 ‘제9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올해 주제는 ‘인문학’. 통상 어렵게 생각하는 인문학의 벽을 허물고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장르로의 접근을 돕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김정연 사무국장은 “와우북 상상만찬은 신선하고 실험적인 행사다. 저자와 뮤지션이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는 등 문화예술과 책이 어우러진 인문학을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110여 개 출판사가 참여하는 ‘거리로 나온 책’, 야외에서 뒹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어린이 책 놀이터’도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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