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찬 김승현… ‘한물갔다’ 비아냥 재울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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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스켓 명가’ 삼성 주장 맡아
프로농구 데뷔 12년만에 첫 중책 “몸무게 5kg 빠져 컨디션 최상”
김동광 감독 “올 시즌은 4강이 목표”

프로농구 삼성의 포인트가드 김승현이 28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기자회견 도중 웃으며 질문을 받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삼성의 포인트가드 김승현이 28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기자회견 도중 웃으며 질문을 받고 있다. KBL 제공
‘매직 핸드’ 김승현(35·삼성)의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김승현이 프로농구 2013∼2014시즌 삼성의 캡틴이 됐다. 이규섭이 은퇴하면서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것. 2001∼2002시즌 데뷔한 김승현이 주장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그는 28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장이라고 해서 특별한 부담감은 없다. 내가 솔선수범하면 어린 친구들이 잘 따라올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현은 프로농구 최초로 신인상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동시에 석권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4∼2005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두 자릿수(10.5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김승현은 현란한 패스 기술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오리온스와의 연봉 이면계약 사건으로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다 201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복귀한 그의 기량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그의 ‘매직 핸드’를 그리워하고 있다.

올해로 프로 13년차인 김승현의 주머니는 전보다 훨씬 가벼워졌다. 지난해 총액 4억 원을 받던 그는 절반도 안 되는 1억5000만 원에 삼성과 1년 계약을 했다. 지난 시즌 목 디스크 수술과 재활로 23경기(총 54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2득점 2도움에 그쳤기 때문이다.

삼성은 욕심을 버린 그에게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절박감에 책임감까지 더해졌지만 김승현의 몸은 오히려 홀가분해졌다. 그는 “지난 비시즌에 운동을 많이 했는데 본의 아니게 부상을 당해 막상 시즌 중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도 5월 초에 운동을 시작했다”며 “몸무게가 5kg이나 빠져서 몸 상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좋다”고 말했다.

삼성은 6월 25일부터 7월 5일까지 2주간 강원 속초에서 산악훈련과 크로스컨트리 등의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김동광 삼성 감독은 “승현이가 많은 훈련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했다. 몸무게가 빠졌다는 건 그만큼 스피드가 붙었다는 것이다. 수비가 아직 아쉽지만 앞으로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또 “삼성이 지난해와 달라진 게 있다면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다. 조직적으로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좋은 외국인선수도 보강했기 때문에 올 시즌은 4강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김승현은 “외국인 선수 제스퍼 존슨(30·198cm)은 영리하게 농구를 하는 선수라 문제가 없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마이클 더니건(24·203cm)도 신체조건이 워낙 좋아 호흡을 잘 맞춰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9월 1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크루즈에서 해외 전지훈련을 한다.

용인=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프로농구#김승현#삼성#김동광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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