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동서남북]감투싸움 조선대 이사회 이번엔 술자리 폭행 추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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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호 사회부 기자
정승호 사회부 기자
이런 추태가 없다. 한 편의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임기가 끝났는데도 반년이 넘도록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조선대 법인이사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임기 연장을 위해 갖가지 꼼수를 부린다는 비난을 사고 있는 이사회가 이번에는 술자리 폭행사건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폭행사건은 정기이사회가 열린 26일 발생했다. 이사회를 마친 이사 8명이 회식을 한 뒤 3명이 따로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이모 이사(66)와 김모 이사(61)가 이사 선임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조선대 의대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이날 오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다른 입장을 보였다. 김 이사는 현직 총장을 이사로 추천한 반면 이 이사는 총동창회장을 추천했다. 김 이사는 술자리에서 “이사회가 신임 이사를 뽑지 못해 지역사회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며 이 이사에게 화살을 돌리자 이에 격분한 이 이사가 맥주병을 김 이사에게 던졌다. 왼팔에 상처를 입은 김 이사는 조선대병원 응급실에서 12바늘을 꿰맸고 치료 후 폭행을 당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광주서부경찰서는 27일 동료 이사에게 맥주병을 던져 상처를 입힌 혐의(폭행)로 이 이사를 입건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 이사를 불러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학교법인 이사들의 술자리 폭행 소식이 전해지자 학교 안팎에선 일부 이사의 그릇된 행태가 폭력사태까지 불러왔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신임 이사 선임은 뒷전이고 자기들 연임에만 몰두하다 결국 사고를 쳤다며 참으로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학교의 명예를 떨어뜨린 이사들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이사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조선대 이사는 지난해 1명이 사퇴해 이사장을 포함해 8명. 이사 가운데 6명은 작년 말, 2명은 올 3월 임기가 끝났다. 그런데 아직까지 한 명도 사퇴하지 않고 ‘긴급사무처리권’을 내세우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부 이사가 자기편 사람을 이사회에 심기 위해 이사회 구성을 미루고 있다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도 이들은 여론에 귀를 닫은 채 자신들만의 이사회를 꾸려가고 있다. 전국의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마당에 ‘감투싸움’이나 하고 있는 이사들의 처신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

정승호 사회부 기자 shjung@donga.com
#조선대 법인이사회#임기 연장#술자리 폭행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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