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대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좋게 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당연하다고 여겨서 그럴까? 대구시민 상당수가 ‘대구 하면 덥고 추운 곳’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대구시는 소 닭 쳐다보듯 그저 남의 일로 여기는 분위기다. 대구시는 시민 1만7779명(8400가구)을 대상으로 생활 전반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조사요원 165명이 투입됐고 표본수도 많아 시민의 생각이 잘 드러난 조사다.

45개 조사항목 중 대구의 미래에 매우 부정적인 내용은 ‘대구 하면 떠오르는 첫 이미지가 무엇입니까’에 대한 반응이 아닐까 싶다. 가장 많은 20.9%가 ‘더위와 추위가 심한 도시’를 꼽았다. 이어 ‘모른다’ 18.5%, ‘섬유패션의류도시’ 12% 순이었다.

사람이든 지역이든 국가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느낌, 인상)는 참으로 중요하다. 매력이나 호감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의 첫인상이 ‘덥고 추운 곳’이라고 여기는 현실은 매력이나 호감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매력이나 호감이 떨어지는 지역이라면 기업이나 관광객 유치도 어렵다.

대구가 유달리 더운 곳의 대명사처럼 각인된 계기는 기상관측이 시작(1908년)된 후 처음 40도를 기록한 1942년 8월의 대구 날씨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70년이 지난 지금은 환경이 적잖이 달라졌다. 올해만 해도 전국적으로, 나아가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대구만 유독 그런 건 결코 아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대구=더위’는 단지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한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극복해야 한다.

대구의 첫인상(이미지)으로 가치 있는 것이 적지 않다. 2011년 지구촌 이목을 집중시킨 육상선수권대회, 10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를 유치한 에너지 도시, 의료관광이 활발한 메디시티, 확산되는 미소친절 시민운동, 사과를 처음 재배한 창조사과의 도시, 한국뇌연구원이 들어서는 두뇌도시,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국가과학산업단지 등 자랑할 만한 것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기업(대구텍)도 대구에 있다.

대구의 옛 지명인 달구벌의 ‘달(達)’은 ‘막힘없이 트이다’라는 뜻이다. 대구(大邱)는 글자 그대로 ‘큰 언덕’이지 작은 분지가 아니다. 버핏은 투자 최고 원칙을 ‘미래 가치’라고 했다. ‘더운 대구’는 사실과 맞지 않는 데다 미래 가치와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대구시장과 기초단체장 8명은 대구시민들이 자부심과 설렘으로 매력적인 대구 이미지를 고를 수 있도록 만들 1차 책임이 있다. 단체장들부터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는 답답함이 이어지면 대구시청 벽에 걸린 ‘미래가 튼튼한 대구를 함께 만듭시다’라는 현수막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boriam@donga.com
#대구#이미지#더위#섬유패션의류도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