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시니어론, 어떻게 투자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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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400억 달러 유입… 금리 상승기 ‘틈새상품’으로 부상

5월 KDB대우증권이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한 시니어론 펀드에는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약 400억 원이 몰렸다.

미국의 변동금리부 선순위담보 채권에 투자하는 시니어론 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시니어론 투자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자산운용사들은 공모형 시니어론 펀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채권 금리의 변동성이 커지자 수익이 금리에 연동된 상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상승 시 상대적으로 유리

시니어론(Senior Loan)이란 투자등급 이하의 기업에 은행 등 금융기관이 리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등의 목적으로 운용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변동금리형 선순위 담보 대출을 말한다. 레버리지론(Leveraged Loan), 뱅크론(Bank Loan)으로도 불린다.

시니어론은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고 다른 부채보다 우선 상환되기 때문에 동일한 회사가 발행한 하이일드(고수익고위험)채권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행 신용등급도 시니어론이 하이일드채권보다 높다. 채무불이행에 따른 시니어론의 회수율은 70%로 하이일드채권(44%)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니어론의 수익률은 금리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데 현재 연 5∼6%대 수준이다.

시니어론 펀드의 인기는 전 세계적 트렌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니어론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400억 달러(약 44조4000억 원)를 넘어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니어론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변동금리형 상품이라는 점이다.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의 국채금리 급등으로 글로벌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해외 채권보다 시니어론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 시니어론 금리는 리보(Libor)금리에 신용스프레드가 가산돼 결정된다.

일반 채권의 경우에는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해 손해를 보게 되지만 시니어론은 변동금리 이자가 적용되므로 금리 상승 시 추가 이자수익을 누릴 수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 가능

시니어론은 올해 상반기(1∼6월)에는 주로 은행이나 증권사의 PB센터를 중심으로 소수의 자산가들에게만 사모펀드로 판매됐다.

최근에는 공모형 시니어론 펀드가 속속 출시돼 일반 투자자들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신한BNPP자산운용이 공모형으로 ‘신한BNPP 미국 배당&시니어론 ETF 펀드’와 ‘신한BNPP 시니어론 특별자산 펀드’를 선보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 시니어론 플러스 특별자산 펀드’, 하나UBS자산운용은 ‘하나UBS 글로벌 스마트 리턴 펀드’를 내놨다. 얼마 전에는 우리자산운용이 ‘우리 베스트 시니어론 특별자산 펀드’를 출시했다.

김수미 IBK기업은행 평촌PB센터 팀장은 “시니어론 ETF는 100개 이상 대출채권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부도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며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원금보장형 조건이 달린 시니어론 펀드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수록 시니어론 펀드가 대안투자 상품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시니어론 투자 대상이 투자등급 이하의 기업인 만큼 투자 위험이 크다는 것을 알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순위 담보대출로 하이일드채권보다는 회수율이 높지만 100% 회수가 안될 경우 손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같은 시니어론 펀드라도 어떤 곳에 투자하는지에 따라 투자 성과가 갈릴 수 있는 만큼 상품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가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한BNPP미국배당&시니어론ETF 펀드’는 시니어론 ETF에 외에 미국 고배당 주식 ETF에도 투자한다. ‘한국투자 시니어론 플러스 특별자산 펀드’와 ‘하나UBS 글로벌 스마트 리턴 펀드’는 금리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하이일드채권 ETF나 물가연동채권 ETF도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시니어론이 일반 채권보다 유리한 것은 맞지만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며 “금리 상승기에 대비한 일종의 ‘틈새 상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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