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12개 계열사 노조 공동투쟁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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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총련 부활로 이어질까 촉각
28∼30일 회사별로 부분파업 결의, 재계일각 우려… 使측은 “별일 없을것”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노조들이 이달 말 ‘공동 투쟁’에 나서기로 하면서 현대차그룹 전체로 노사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와해된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7일 현대차그룹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하이스코 등 현대차그룹 12개 계열사 노조는 사별로 일정을 정해 28∼30일 부분파업 등 투쟁을 하기로 했다. 각 사 노조 대표단은 23일 경기 광명시 기아차 소하리공장 내 노조 회의실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이들 노조는 공동 성명서에서 “현대차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그룹사의 노무관리 지침에 따라 철저히 노조를 파괴하고 임단협을 무력화하고 있다”며 “사측이 성실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면 현대차그룹 9만 노동자는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와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번 투쟁이 ‘제2의 현총련’ 구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현총련은 1987년 현대그룹 각 계열사의 잇단 노조 설립과 함께 출범한 현대그룹노동조합협의회(현노협)가 전신이다. 1990년 현총련으로 이름을 바꾼 뒤 현대그룹 내 각종 파업을 주도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가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한 1994년부터 세력이 약화됐으며 현대그룹 계열분리가 끝난 2001년 해산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는 현총련이 와해된 후 공동 투쟁을 거의 하지 않았다. 2009년 15개 계열사 노조가 ‘구조조정 방지 연대’를 결성했지만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도 계열사별 요구사항이나 근로 여건이 서로 달라 공동 투쟁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현대차 관계자는 “각 노조 내부에서조차 공동 투쟁에 대한 반발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며 “임단협 진전 상황도 계열사별로 모두 다르기 때문에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은 파업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여철 현대차 노무담당 부회장은 “회사 방침은 무조건 원칙을 지킨다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장기파업에 들어가면 노사 모두 손실이 너무 크다”면서 “회사는 할 만큼 했으니 이제 노조도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27일 본교섭을 재개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28일과 30일 부분파업을 하기로 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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