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든든한 토종 선발, 열 용병 안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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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8일 07시 00분


삼성 류중일 감독(왼쪽 사진)과 NC 김경문 감독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토종 선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선 토종 선발투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얘기였다. 스포츠동아DB
삼성 류중일 감독(왼쪽 사진)과 NC 김경문 감독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토종 선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선 토종 선발투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얘기였다. 스포츠동아DB
■ 류중일·김경문 감독이 말하는 강팀의 요건

삼성, 외국인 투수 부진해도 1위 다툼
배영수·장원삼·윤성환 3총사 원동력
NC 용병 의존 대신 미래 마운드 설계
이재학·노성호·이성민 주축 선발 기대


삼성 류중일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은 27일 대구구장에서 토종 선발진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약속이나 한 듯 주제가 같았다. 류 감독은 3루쪽 홈 덕아웃에서, 김 감독은 1루쪽 원정 덕아웃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선 토종 선발투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내용을 화두로 삼았다. 삼성은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노리는 팀이고, NC는 올해 처음 1군무대에 참가한 신생팀. 당장 팀이 처한 상황이나 목표는 다르지만, 시선은 하나로 모아졌다. 바로 ‘토종 선발 마운드 세우기’였다.

● 삼성 “배영수, 장원삼, 윤성환이 있기에…”

삼성은 올해 외국인투수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릭 밴덴헐크가 후반기 들어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어 반갑지만, 현재 6승(6패)을 거뒀을 뿐이다.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3승5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퇴출됐고, 대체 외국인투수 에스마일린 카리대는 3경기(선발 1경기) 등판에서 1패만 기록한 뒤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8일 부상 후 처음 2군 경기(경산 IA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외국인투수가 8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지만, 삼성은 LG와 1위를 다투고 있다. 26일까지 100경기를 치러 59승2무39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00경기(57승2무41패) 시점보다 2승을 더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런 상황에 대해 허허롭게 웃으며 “우리 팀에 롯데 유먼 같은 용병이 있으면, 프로야구 재미없어진다. 메이저리그 애틀랜타나 LA 다저스처럼 1위하고 2위가 10경기차 이상 나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라며 웃었다.

외국인투수의 부진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배영수(11승)-장원삼(10승)-윤성환(9승)의 국내 선발 3총사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나는 말이었다. 류 감독은 그러면서 “늘 강조하지만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선 토종 선발투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거기에 외국인투수가 원투펀치가 돼주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 NC “토종 선발이 더 강해져야 미래도 있다”

NC는 신생팀 자격으로 올 시즌 외국인투수 3명을 활용할 수 있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이날 아담 윌크를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사실상 퇴출이다. 김경문 감독은 “아담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우리 팀과 궁합이 안 맞았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좋은 팀을 만나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C가 외국인투수 카드를 하나 버린 것은 국내투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김 감독은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크면 클수록 그 팀은 용병이 못하면 그만큼 대미지가 커진다”며 “삼성을 봐라. 배영수, 장원삼, 윤성환이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으니까 계속 강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이재학뿐 아니라 노성호, 이성민이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간다. 지금 나이에는 많이 나가서 던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NC도 어린 토종 투수들이 선발 마운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는 날, 지속적인 강팀의 기틀이 마련된다는 뜻이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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