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89% “통상임금 범위확대땐 공장 해외이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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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이랜택은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전체 물량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 남아있는 공장에는 360여 명이 일한다. 이 회사 이세용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인건비 부담 때문에 이마저 해외로 옮겨야 하고 상당수의 국내 근로자는 구조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둘러싸고 인건비 상승을 우려하는 중소기업인들이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31일부터 일주일간 중소 제조업체 512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89.4%가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이 같이 응답한 업체들이 평균적으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는 연 11억6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임금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으로,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그동안 통상임금의 범위는 개별 기업에서 노사 합의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대법원이 “분기별로 지급하는 고정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통상임금 범위 확대가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65.9%가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에 따른 경영 악화’를 들었다. 이어 신규채용 감소 및 중단(16.4%),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 손실(11.4%), 신사업 해외투자 등 투자 위축(3.5%)이 뒤를 이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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