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원더풀, 한국제품 굿”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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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마켓 페스티벌 LA‘케이콘’ 현장

24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한류 마켓 페스티벌 ‘케이콘(KCON)’에서 미국 참가자들이 남성 아이돌 그룹 틴탑의 ‘긴 생머리 그녀’ 안무를 배우고 있다. CJ그룹 제공
24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한류 마켓 페스티벌 ‘케이콘(KCON)’에서 미국 참가자들이 남성 아이돌 그룹 틴탑의 ‘긴 생머리 그녀’ 안무를 배우고 있다. CJ그룹 제공
2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대형 경기장 ‘메모리얼 스포츠아레나’. 무대로 올라온 자동차 문을 열고 여성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f(x))’ 멤버 빅토리아와 엠버가 나타났다. 관람석을 가득 메운 미국 팬 1만여 명은 공연장이 떠나가라 함성을 질러 댔다. 무대 위의 차는 현대자동차의 ‘벨로스터’. 이 차는 미국의 10대들에게 현대자동차가 젊고 세련되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무대 장치’였다.

이날 콘서트는 CJ E&M이 마련한 ‘케이콘(KCON)’의 핵심 이벤트인 케이팝 공연이었다. 하지만 공연은 케이콘 행사의 일부에 불과했다. 다양한 행사가 메모리얼 스포츠아레나 곳곳에서 벌어졌다. 한국과 미국 가수들의 야외 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현대차, LG전자 등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20여 곳이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한류 마켓 페스티벌’을 열었다.

비빔밥 만들기와 한류 스타 메이크업 배우기, 한국 자동차 시승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다. LG전자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함께 새 스마트폰을 홍보했고, 농심은 신라면을 나눠 주며 한국 라면 맛을 알렸다. 액세서리 업체 엠주와 이도 녹차, 하이첸 화장품 등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중소기업들도 제품을 선보였다.

CJ E&M은 케이콘이란 이름에 대해 “케이팝 콘서트(Concert)를 매개로 한류 콘텐츠(Contents)와 한국 기업의 제품·서비스를 체험(Convention)해 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이틀 동안 2만 명이 넘는 10, 20대 미국인이 몰렸다.

콘서트에는 G-드래곤, 엑소(EXO), 다이나믹 듀오 등 한류 가수 8팀과 미국 여성 래퍼 미시 엘리엇이 참여했다. 공연 티켓은 VIP 좌석 1200석이 판매 개시 10분 만에 모두 매진되는 등 총 1만1000석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 특이한 것은 한국 교민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관객 대부분이 미국인이었다는 점이다. CJ E&M 관계자는 “한류가 이제 미국 주류 사회에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CJ E&M은 케이콘에 대해 “한류를 통해 경제적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행사를 총괄한 김현수 CJ E&M 컨벤션사업팀장은 “미국 10, 20대 소비자들에게 한국 문화와 제품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그들을 잠재 소비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며 “이런 행사는 해외 진출 기회를 얻기 힘든 국내 중소기업들에 적은 비용으로 시장 가능성을 타진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케이콘 등을 통해 한국에 매료된 소비자들을 한국 관광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이팝을 좋아하는 미국 10대들이 아직 구매력이 없고 일부 아이돌을 쫓아다니는 데만 열중해 마케팅 효과가 떨어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이틀간 행사를 지켜본 김상훈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아직 케이팝 스타의 인기와 경품 행사에 기대어 행사를 끌어 가는 경향이 강하다”며 “한류 콘텐츠를 확충하고 참여 기업도 다양화해 진정한 ‘한류 페스티벌’을 만들어 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엔 비비고와 뚜레쥬르, CGV 등 CJ 계열사가 행사를 주도했지만 다음부터는 다른 기업의 참여와 역할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내년에는 케이콘 행사를 일본과 중국으로 확대해 연 3, 4회 개최할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케이팝#한국제품#케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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