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으로 올 납품차질 1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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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업체들 “파업 중단” 촉구… 현대차 노사는 임금수준 공방
勞 “20년 근무 기본급 200만원 안돼”… 使 “수당-특근 포함 月635만원 받아”

자동차부품업계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에 명분 없는 파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파업에 따른 납품 차질액이 1조 원을 넘어서면서 연쇄 도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은 26일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에 따른 자동차부품산업계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현대차 노조의 파업과 휴일 특근 거부에 따른 부품업체의 납품 차질액이 올해 들어서만 1조700억 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KAICA에는 887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KAICA는 “현대차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갈 경우 347개 1차 협력업체의 납품 차질액은 하루 795억 원에 이른다”며 “투쟁 일변도로 치닫는 현대차의 노조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부품업체들이 먼저 도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현대차 노조가 1987년 출범한 뒤 지난해까지 26년간 총 382일을 파업하는 바람에 부품업계가 7조5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KAICA는 “현대차 근로자는 부품업체 근로자보다 두세 배 많은 1인당 연평균 9400만 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며 “여기엔 3000여 개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30만 명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노사는 임금과 노동시간 등을 놓고 장외 공방전을 벌였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울산시청 앞과 아파트단지 등에서 대(對)시민 홍보전을 폈다. 현대차 노조는 “외부에선 (이번 파업에 대해) 연봉 8000만 원의 고임금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왜곡되고 있다”며 “실제 20년간 근무한 조합원의 기본급은 200만 원이 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현대차 노동자들은 대한민국 제조업 평균(2193시간)을 훨씬 웃도는 2678시간의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며 “장시간 노동으로 최근 7년간 조합원 196명이 사망했고, 올해 상반기(1∼6월)에만 23명이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반박 자료를 내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현대차는 “근속 20년 근로자의 기본급은 199만 원이지만 각종 수당과 상여금 등으로 224만 원을 더 받아 월 고정 급여는 423만 원 수준”이라며 “연장 근로 및 휴일 특근을 할 경우 매월 635만 원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단순히 기본급만 떼어 내 낮은 임금을 받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것이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에 질병으로 사망한 현대차 근로자가 20명인데 이들의 사망 원인을 모두 과로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현대차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443시간이고, 주간 2교대제로 근무체제가 전환된 올해는 잔업 및 특근을 포함해도 2100∼2200시간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사는 27일 20차 본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현대차#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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