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받는 홈런킹 대결, 용두사미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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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7일 07시 00분


넥센 박병호, SK 최정, 삼성 최형우(사진 왼쪽부터)의 홈런왕 3파전은 여전히 치열하다. 그러나 최근 세 타자의 홈런 페이스가 주춤하면서 7년 만에 30개 미만의 홈런왕이 탄생할 가능성도 생겼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넥센 박병호, SK 최정, 삼성 최형우(사진 왼쪽부터)의 홈런왕 3파전은 여전히 치열하다. 그러나 최근 세 타자의 홈런 페이스가 주춤하면서 7년 만에 30개 미만의 홈런왕이 탄생할 가능성도 생겼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홈런왕 3파전’의 아이러니

6년만에 안갯속 경쟁구도…홈런수 30개 미만 가능성
박병호·최정 24개 공동선두 질주…최형우 1개차 바짝
박병호 비거리·효율성 굿…최정 홈런방향 가장 이상적


2012년 홈런왕 박병호(27·넥센)와 2011년 홈런킹 최형우(30·삼성), 그리고 2012∼2013년 2년 연속 20홈런-20도루 클럽에 이름을 올린 최정(26·SK). 이승엽(삼성)∼이대호(오릭스)의 뒤를 이을 한국프로야구의 간판 홈런타자 자리를 노리는 셋의 경쟁이 뜨겁다. 26일 현재 박병호와 최정이 나란히 24개로 홈런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최형우가 23개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 박병호, 비거리·방향·효율성에서 최고

3파전을 펼치고 있는 박병호-최정-최형우의 올 시즌 홈런 기록을 비교해보면, 비거리에서 가장 앞서는 이는 박병호다.<표 참고> 박병호의 홈런 평균 비거리는 123.13m로 최형우(120.43m)와 최정(118.13.m)보다 길다. 홈런 방향을 살펴봐도 박병호가 가장 이상적이다. 박병호는 좌측(좌중 포함)으로 향한 홈런이 11개로, 우측(우중 포함)으로 향한 홈런(10개)과 엇비슷하다. 펜스 정중앙을 향한 홈런도 3개나 된다. 부챗살 타법으로 홈런을 생산한 것이다. 반면 최형우는 극단적으로 잡아당겨 펜스를 넘겼다. 좌타자인 그는 좌 또는 좌중으로 넘어간 홈런이 단 한개도 없다. 홈런 방향만 놓고 보면 최정 역시 상대적으로 고른 편이다.

박병호와 최형우는 올 시즌 만루홈런을 하나도 못 터트렸지만 최정은 그랜드슬램을 2개나 뽑았다. 그러나 홈런으로 뽑은 점수를 모두 합치면 박병호가 역시 1위다. 박병호는 24홈런으로 43점을 만들어 최정(40점)과 최형우(35점)를 앞질렀다.

● 치열한 홈런 경쟁, 결과는 용두사미?

최근 수년간 홈런왕 경쟁은 양자대결 구도 또는 독주 형태로 진행됐다. 최근 3년간만 돌아봐도 2010년은 44개를 때린 이대호(당시 롯데)의 완벽한 독주였고, 2011년은 최형우(30개)와 이대호(27개)의 양자 구도였다. 지난해 홈런 1위 박병호(31개)와 2위 최정(26개)의 차이도 5개로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올 시즌 홈런왕 판도는 시간이 갈수록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때 부진했던 최형우가 7월에만 9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등 뒤늦게 힘을 내면서 모처럼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2007년 심정수(31개·당시 삼성)가 브룸바(당시 현대), 이대호(이상 29개)와 시즌 막판까지 뜨거운 경쟁을 벌인 이후 6년 만에 홈런왕이 3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그러나 2006년 이대호(26개) 이후 7년만의 30개 미만 홈런왕 탄생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 홈런 생산 페이스와 잔여경기수를 고려할 때 예상 홈런수는 최정(31.67개)∼박병호(30.42개)∼최형우(29.44개)의 순이다. 30개 미만의 홈런왕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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