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시간 선택제 일자리 1000개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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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워킹맘에 재취업 기회, SKT-CJ-IBK기업銀 이어 동참

“계속 이렇게 무기력하게 살아야 하나 걱정됐어요.”

주부 원정은 씨(35)는 올해 2월까지 ‘스타벅스 적선점 점장’이라 적힌 명함을 갖고 살았다. 그런 그는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지난해 셋째가 태어난 후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전업주부’로 사는 게 만족스럽지만은 않았다. 원 씨는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진다는 생각,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그냥 ‘주부’로 남는 게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원 씨는 다음 달 다시 스타벅스코리아에 지원서를 낸다. 이 회사가 이전에 점장, 부점장을 했던 경력 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모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은 육아, 출산 등으로 퇴사한 ‘워킹맘’ 40∼50명에게 재취업 기회를 주는 ‘시간 선택제 일자리’ 제도를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전직 점장, 부점장 출신 여성들을 대상으로 커피 만드는 일부터 고객 서비스 업무까지 매장 업무를 맡길 계획이다. 자신이 선택한 시간대에 하루 4∼5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월급은 점장과 부점장 월급 기준에서 시간제로 계산되며 성과급 지급, 콘도 이용, 의료비와 학자금 지원 등 정규직과 동일한 사내 복지 혜택도 받는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이마트 등 그룹 전체에서 올해 말까지 1000여 개의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임병선 신세계그룹 전략실 인사 담당 상무는 “유경험자를 고용해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면 결국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간 선택제 일자리’를 채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4시간 근무 워킹맘(일하는 엄마) 제도’를 만들고 올해 말까지 경력 단절 여성 35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로 선발된 SK텔레콤 구로고객센터 상담원 이영아 씨는 “10년 넘는 상담사 경력이 아까웠지만 육아 때문에 어쩔 수 없던 상황에서 종전 월급의 60%를 받으면서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CJ그룹도 최근 경력 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 리턴십(직장 복귀) 프로그램’을 도입해 5년간 일자리 5000개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IBK기업은행도 30일 시간제 일자리 근로자 신규채용 합격자를 발표한다. 지난달 서류 접수 결과 100명을 뽑는 데 약 2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에 선발될 직원들은 하루 4시간 범위 내에서 일하며 초임 연봉은 약 1600만 원.

:: 시간 선택제 일자리 ::

스스로 근무 시간을 정해 정규직보다 짧은 시간을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임금이나 4대 보험 등 복리후생은 정규직 직원과 차이가 거의 없다. 육아나 출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업무를 그만둔 이른바 ‘경력 단절’ 여성,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권기범·박창규 기자 kaki@donga.com
#스타벅스#선택제 일자리#워킹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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