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리포트]부부관계 1년 임신안되면 ‘난임’… 병원 문 두드려 적극적인 상담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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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민 대한생식의학회 회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최영민 대한생식의학회 회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30대 중반의 부부가 상담을 하러 찾아왔다. 결혼 4년 차인 이 부부는 임신이 되지 않아 고민이라고 했다. 결혼 2년 차가 되던 해부터 아이를 갖기 위해 배란일도 계산하고 좋다는 음식도 챙겨 먹었다. 민간요법까지 써가며 많은 노력을 했지만 임신에는 실패했다고 한다. 이 부부는 혹시 자신들이 아이를 아예 갖지 못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했다.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로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의학적으로 ‘난임’ 이라고 부른다. 난임은 생각보다 흔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아시아 부부 10쌍 중 한 쌍, 한국은 약 7쌍 중 한 쌍이 난임 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 사회는 초혼 및 초산 평균연령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난임을 겪는 부부가 늘어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남성과 여성 모두 노화가 가임 능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체중이나 비만 흡연 스트레스 등도 난임을 불러오는 요인으로 꼽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신들이 난임이라는 사실을 아는 부부가 실제 난임 부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다. 난임에 대한 낮은 인식과 오해, 사회적인 분위기나 개인적인 치료 장벽 때문이다. 실제로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난임 부부의 20%만이 상담을 받고 그중에서도 일부만이 산부인과나 난임 클리닉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나이가 많아지면 난임 치료의 효과 역시 크게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가임능력 문제가 의심되면 당장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난임 치료는 난임의 원인, 환자의 현재 상태와 선호 방법 등에 따라 다르게 진행된다. 최적의 치료방법과 효과를 위해서는 자가 치료를 삼가고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의학의 발전으로 난임 치료에는 임신 촉진제나 자궁 내 수정, 일반적으로 시험관아기 시술로 알려진 체외수정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비용 문제로 난임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을 위해 난임 치료에 수년 동안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치료를 권장하면서 임신을 장려하고 있다.

난임은 장애가 아니며 치료에 성공할 수 있다. 난임을 쉬쉬하거나 방치하는 것이 아이를 갖지 못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일 수 있다. 아이를 원하는 마음만큼 부부가 적극적으로 서로의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 난임이 걱정되거나 의심되면 함께 전문의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치료의 출발점임을 명심해야 한다.

최영민 대한생식의학회 회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 25∼30일 아시아태평양생식학회가 선정한 ‘난임 바로알기 주간’을 맞아 난임 문제에 대한 전문의의 강의와 질의응답으로 진행되는 난임 관련 최초의 온라인 콘퍼런스가 열린다. 평소 공개적으로 난임 문제를 상담받기 꺼렸던 부부들은 콘퍼런스를 통해 난임에 대한 고민을 푸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콘퍼런스가 열리는 사이트는 www.fertilityasia.com 또는 www.fertilityasia.co.k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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