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Q&A] 어깨힘줄파열, 소리 없는 도둑처럼 찾아온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8월 26일 07시 00분


■ 백창희의 어깨를 활짝 펴고 삽시다

Q. 어깨가 아파서 얼마 전 병원에 갔더니 어깨힘줄이 찢어졌다고 합니다. 다친 적도 없는데 어깨힘줄이 왜 찢어지죠? 그리고 찢어졌으면 진작 아팠을 텐데 전 바로 느끼지 못했거든요. 왜죠?

A. 발목을 삐거나 하는 것처럼 어깨힘줄은 파열되었다고 바로 자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깨통증 역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심해지고 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료하고 나서 어깨힘줄 파열이라고 하면 거의 자동이다시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다치지도 않았는데 어깨힘줄 파열이라고요?”라는 질문입니다. 혹은 정밀검사 후 “어깨힘줄이 떨어진 지 오래 된 거 같습니다”라고 하면 “얼마 전에 넘어지면서 어깨를 다친 거 같은데 그때부터 아팠고, 그동안은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다”라고 고집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깨통증이 심하고 특히 특정방향으로 돌리면 깜짝 놀랄 만큼 아파서 병원을 찾았다는 60대 남성 환자분은 “한 달 전 후방추돌 교통사고가 난 후부터 아프다. 교통사고가 원인이다”라고 스스로 원인분석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검사 결과를 보니 어깨힘줄파열과 충돌증후군이 동반된 경우로, 통증이 최소한 2년 이상은 지속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교통사고와는 상관없이 어깨힘줄파열이 꽤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왔다고 설명을 드렸더니 갑자기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교통사고로 어깨를 다쳐서 아픈 것인데 무슨 소리냐. 아픈 것도 속상한데 사고 때문이 아니라고?”

그래서 어깨를 치료하는 의사는 원망도 많이 듣습니다. 특히 사보험이 많아지면서 그런 경우가 더 늘어났습니다. 처음에는 아픈 어깨만 치료되면 소원이 없겠다던 분들도, 당신의 주장처럼 다쳐서 아픈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온 통증이라 말씀드리면 화를 내며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어깨통증과 어깨힘줄파열 정도가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파열이 되고도 통증을 못 느끼거나 견딜만하게 아파서 언제부터 아파왔는지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팔에 힘이 떨어지고 기능이 눈에 띄게 약해지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빠른 치료가 안 되고 원기능을 회복하기에는 너무 늦은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어깨힘줄파열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수년에 걸쳐서 진행됩니다. 어깨통증은 소리 없는 도둑처럼 찾아오기 때문에 어깨가 조금 불편할 때 미리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수백병원 원장·대한관절학회 정회원·저서 ‘어깨는 날개입니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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