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좋은 기업]워킹맘 배려·초과근무 제로… “다른 회사에 자랑하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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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발간된 SK 사보에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장 자랑하고 싶은 SK 문화’를 조사한 설문결과가 실렸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답변을 받은 것은 △워킹맘(Working Mom)을 위한 배려 △초과근무시간 제로(Zero) 정책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플렉서블 타임제) 등이었다.


양질의 보육시설, 단축근무제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워킹맘, 워킹대디를 위해 양질의 사내 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2007년부터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운영 중인 ‘SK행복어린이집’은 도심 한복판에 3개의 보육실과 조리실, 양호실 등을 갖춰 국내 대표적인 사내 어린이집으로 꼽힌다. 6월 이곳을 찾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사내 보육시설의 모범”이라며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선도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현재 이 어린이집에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SK㈜, SK에너지 등 서린사옥 입주 계열사 직원 자녀 50여 명이 다니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어린이집을 포함한 가족친화경영 실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여성부가 주최하는 가족친화기업 인증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6월에는 여성부 공무원들에게 가족친화경영을 주제로 강의도 했다. 사내 어린이집은 SK텔레콤, SKC&C, SK하이닉스 등에서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SK그룹은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SK텔레콤은 6월 가사와 육아 때문에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할 수 없는 워킹맘을 위해 상담직을 대상으로 ‘4시간 근무제’를 신설했다. 전국에서 워킹맘 180명을 채용했으며, 이들에게 정규직 신분을 주고 4대 보험 및 승진의 기회까지 보장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를 통해서도 파트타임 상담사를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파트타임 상담사 선발기준 1순위는 결혼 출산 양육 등으로 일을 그만둔 퇴사자이며, 2순위는 아이 양육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주부”라고 설명했다.

초과근무시간 제로… ‘저녁이 있는 삶’

SK이노베이션은 7월 1일부터 ‘초과근무 제로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임직원의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다.

한국 근로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2011년 기준 2090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다. 미국(1704시간)이나 일본(1728시간), 독일(1406시간)보다 훨씬 길지만 생산성은 66.8%에 그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불필요한 야근을 막기 위해 매일 오후 6시가 되면 방송과 함께 퇴근을 독려한다. 7시 이후에는 아예 건물의 냉난방을 중단한다. 예외적으로 업무상 불가피하게 야근을 해야 할 때엔 사전에 신고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정시 퇴근이 빠르게 정착되는 분위기”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주 초과근무 통계를 내 개선이 필요할 경우 지속적으로 간부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초과근무 현황 및 개선 여부를 팀장과 임원 연말 인사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

SK㈜, SK텔레콤, SK플래닛 등은 담당자의 업무 특성에 맞게 출·퇴근시간을 조정하는 ‘탄력근무제(플렉서블 타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획일적으로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업무형태에서 벗어나 각자 사정에 맞게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오전 7시∼오후 4시 △오전 8시∼오후 5시 △오전 9시∼오후 6시 △오전 10시∼오후 7시 중에서 업무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오전에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출근할 수 있어 워킹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전이나 오후 시간을 활용해 어학이나 운동 등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다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공통 업무 시간으로 지정해 의무적으로 자리를 지키도록 했다. 팀 미팅 등 필요한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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