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앞바다 조업중단… 日국민, 방사성물질 공포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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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 “어디다 화풀이 해야할지… ”
오염수 300t 바다 유출 지상탱크外, 다른 저장탱크 2개서도 유출된듯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대량 유출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주변 어민들이 일제히 조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 국민 사이에서는 방사성물질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3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원전 북쪽의 소마(相馬) 시 소마후타바(相馬雙葉) 어업협동조합은 다음 달 1일부터 조업을 중단하기로 22일 결정했다. 이 조합은 지난해 6월부터 시험조업을 계속해 왔다. 원전 남쪽의 이와키(いわき) 시 어업협동조합도 다음 달에 시작할 예정이던 첫 시험조업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 조합의 판매과장은 “어디에다 화풀이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일본 국민들은 방사성물질인 스트론튬 공포에 떨고 있다. 도쿄전력은 2011년 5월 이후 최근까지 10조 Bq(베크렐·방사성물질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의 스트론튬과 20조 Bq의 세슘을 배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가운데 스트론튬은 세슘과 달리 오염제거장치(ALPS)를 해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다. 반감기도 29년에 이른다. 인간이 오염된 생선을 섭취하면 치명적이다.

방사화학 전문가인 후루카와 미치아키(古川路明) 나고야대 명예교수는 “스트론튬이 체내에 들어오면 뼈에 쌓여 주위 세포를 암세포로 변이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스트론튬은 측정이 어렵고 물고기가 먹었는지 조사하는데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일본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도쿄의 한 주부는 “육류보다는 생선을 즐기는 편인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를 방사능에서 지키는 전국 네트워크’의 곤도 나미(近藤波美) 사무국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태가 수습됐다는 선언은 원전을 재가동하기 위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다”며 “즉시 철회하고 긴급사태를 선언해야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일본 언론은 방사능 오염수 300t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된 지상 탱크 1개 외에 다른 탱크 2곳에서도 유출이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탱크에서 유출된 오염수 웅덩이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100mSv(밀리시버트·방사선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단위). 근처에 이틀간 있으면 목숨을 잃을 확률이 절반이다. 현장 작업원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오염수#후쿠시마#방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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