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이재원, 좌완킬러에서 SK의 거포 중심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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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4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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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재원. 스포츠동아DB
SK 이재원. 스포츠동아DB
SK는 지난겨울 프리에이전트(FA) 이호준(NC)과 결별했다. SK가 이호준을 잔류시키려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NC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SK가 더 좋은 조건을 내밀지 않은 것은 나름 ‘믿는 구석’이 있어서였다. 이재원(25). 언젠가부터 프로야구 판에서 희귀한 존재가 되어버린 20대 우타 거포 재목이다. SK의 필연적인 세대교체의 흐름에서 중심타자의 몫을 해줄 것이란 기대와 계산이 깔려 있었다.

SK 이만수 감독은 작년 시즌 직후부터 이재원에게 이런 언질을 하면서 2013시즌 동기부여를 일으키려 했다. 성실한 이재원도 단단히 별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아시아선수권에 국가대표로 참가했는데 뜻밖의 손목 부상을 당했다. 더한 불운은 수술을 받았는데 상태가 나빠져 재수술을 받은 것이다. 이재원은 “원래는 간단한 수술이다. 한 달이면 완치가 되는데 수술이 잘못되는 바람에 3월에 재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5월말에야 출장을 시작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프지 않았던 손목이 갑자기 아팠기에 더 당황스러웠다. 수술마저 잘못됐을 때는 원망스런 마음에 포기하고픈 심정마저 들었다. 어떻게 돌아온 기회인데…. 시간을 허비하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꾸준히 준비한 이재원에게 다시 기회는 돌아왔고, 8월부터 개시된 SK의 대반격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23일까지 50경기에서 타율 0.276(163타수 45안타) 5홈런 29타점을 기록 중인데, 7월 타율이 0.355에 달하고, 8월에는 타율 0.271에 3홈런의 상승세다. 두 달 간 타점만 10타점씩 올리고 있다. 이재원은 “아무래도 계속 꾸준히 출장하다보니 타격감이라는 것이 생겼고, 못 쳐도 느끼는 것이 생긴다”고 주전으로 뛰는 소감을 밝혔다.

원래 이재원은 ‘왼손투수 킬러’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좌완투수에 원체 강해 붙은 별명이지만 이재원은 이 수식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우완투수는 못 치는 타자라는 이미지로 각인될까봐서다. 그는 “솔직히 좌투수나 우투수나 똑같다”고 말하는데 실제 시즌 타율을 보더라도 좌투수(0.267)보다 우투수(0.280)나 언더핸드(0.286)에 더 강했다.

이재원은 “원래 목표는 시즌 100안타를 쳐보는 것이었는데 경기 출장이 적어서 힘들게 됐다. 5홈런인데 남은 경기에서 5개를 더 쳐서 10홈런을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긍정 마인드의 이재원은 풀타임을 못 뛰어서 아쉬움이 남기보다는 주전으로 뛸 초석을 다진 기회를 얻은 2013시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일단 방망이로 자리를 잡은 뒤, 포수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재원의 생각이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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