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만난 美조지아 주지사 “美에 현대·기아차 공장 증설하시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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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장 잦은 파업에 러브콜
현대車 “당장은 계획 없지만…”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해외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면 행정 및 재정 지원을 해주겠다는 외국 지방정부의 ‘러브 콜’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일 한국을 방문한 네이선 딜 미국 조지아 주지사는 21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나 조지아 주에 현대차 공장을 새로 짓거나 기존 기아차 공장을 증설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지아 주 웨스트포인트에는 2009년 준공한 기아차 공장(연간 생산능력 30만 대)이 가동 중이지만 현지 수요 증가로 생산능력 확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딜 주지사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는 노조가 없어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딜 주지사의 방문을 현대차 공장이 있는 미국 앨라배마 주와의 공장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 주지사도 이르면 10월 방한해 정 회장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공식적으로는 “당장 미국 공장을 증설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자동차부품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미국의 공장 증설 요구는 계속 있어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도 5월 대통령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당장 미국 공장을 증설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는 파업으로 국내 공장의 생산 차질이 반복되는 것을 해소하려면 해외 공장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 해외 공장 증설에 나서기보다는 생산 계획 조정으로 대처할 것”이라면서도 “고질적인 파업이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해외 생산물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조지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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