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발 씻기는 영상 공개하면 이슬람 모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2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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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 발 씻기는 동영상을 공개하면 신성모독?'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최근 애완견의 발을 씻기는 동영상을 공개하는 행위가 종교 모독이냐 아니냐를 놓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튜브에 애완견을 목욕시키는 동영상을 올린 여성이 8월 초 선동과 종교 불화 조장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며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22일 전했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사는 개 조련사 마즈나 유소프 씨(38)는 2010년 아끼는 애완견 3마리와 함께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1분 40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유소프 씨가 이슬람 최대 명절인 르바란 기간에 애완견과 산책을 마치고 정성스레 발을 씻기는 장면이 담겼다.

문제는 3주 전 누군가가 이 동영상을 '이슬람 모욕 동영상(video insults islam)'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인터넷에 올리면서 불거졌다. 3주간 25만 명 이상이 이 동영상을 보면서 이슬람 단체를 중심으로 종교를 모독한 동영상이라는 비판이 잇따른 것.

말레이시아 이슬람발전협회는 "이슬람 최대 명절 기간에 이슬람이 터부시하는 개의 발을 씻기는 동영상을 외부에 공개해 이슬람을 심각하게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경찰에 구금 중인 유소프 씨는 "동물에 대한 애정과 청결함을 강조하기 위해 동영상을 찍었을 뿐"이라고 맞받았다.

이슬람은 개를 불결한 동물로 여겨 접촉을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2002년에는 말레이시아 무역장관이 카펫을 더럽힌 경호견의 주인을 경찰에 고발했고, 1998년에는 한 경찰 간부가 자신을 '개 아빠(father of dogs)'라고 부른 정치인을 폭행한바 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애완견으로 개를 키우는 신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유소프 씨는 선동과 종교적 불화를 조장했다는 혐의가 인정되면 최고 징역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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