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우 “더 커서 도르트문트보다 더 좋은 팀 갈 자신 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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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20 월드컵서 2골 ‘약관의 스타’ 류승우

지난달 터키에서 끝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던 류승우(중앙대)는 “유럽의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자신의 앞날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류승우는 20세 이하 월드컵 후 독일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 구단으로부터 입단을 제안받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 거절했다. 양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지난달 터키에서 끝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던 류승우(중앙대)는 “유럽의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자신의 앞날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류승우는 20세 이하 월드컵 후 독일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 구단으로부터 입단을 제안받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 거절했다. 양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역시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다녀온 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꿈은 더 커졌고 이루겠다는 열정 또한 더 뜨거워졌다. ‘우물’ 밖은 정말 멋진 세상이었다.

강원 양구에서 열리고 있는 제10회 전국 추계 1·2학년 대학축구대회에 출전한 류승우(20·중앙대)의 눈은 세계로 향해 있었다. 키 172cm의 공격형 미드필더 류승우는 7월 터키에서 막을 내린 20세 이하 월드컵 때 쿠바와의 조별 예선 1차전(2-1 승)과 포르투갈과의 2차전(2-2 무)에서 연속 골을 터뜨려 한국의 8강행을 이끈 주인공.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0-1 패)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16강과 8강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귀국 후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도르트문트의 ‘러브 콜’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또 그 제안을 거부해 다시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보름 고민했어요. 해외에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직 좀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약 기간이 너무 길어 자칫 경쟁에서 밀리면 벤치만 지킬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좀 더 성장한 뒤 갈 겁니다.”

21일 만난 류승우는 얼굴은 앳돼 보였지만 정신적으로는 크게 성장해 있었다. 주위에서 ‘왜 그렇게 좋은 제안을 거부했느냐’고 했지만 더 좋은 팀으로 갈 수 있다는 신념이 있기에 웃어넘길 수 있었다. 조정호 중앙대 감독(56)은 “갑자기 언론에서 도르트문트 간다고 대서특필하니 처음엔 애가 겁을 먹은 것처럼 보였다. 사실인지 아닌지 혼란스러워했다. 그래서 재활하며 모든 연락을 끊고 고민해 보라고 했다. 모든 결정은 (류)승우가 내렸다”고 말했다.

류승우는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꿈이 더 원대해졌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매일 한다. 언제나 한결같이 축구에 매진하는 박지성(32·에인트호번)과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같은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경남 김해 합성초교 4학년 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 류승우는 중학교 때 남수원중으로 진학했다. ‘큰물’에서 커야 한다는 아버지의 주장 때문이었지만 수원 출신 박지성을 본받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고교 은사 한문배 수원고 감독(59)은 “(류)승우는 몸은 작았지만 축구를 즐길 줄 알았다. 아무리 힘든 훈련도 웃으면서 끝까지 소화했다.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도 힘썼다. 볼을 잡고 순간적으로 치거나 따돌리는 기술과 감각적인 슈팅은 국내 최고다”고 평가한다. 한 감독은 “페널티지역에선 오히려 침착해지는 ‘공격 본능’을 타고났다”고 덧붙였다. 조정호 감독은 “축구에 대한 열정과 성실성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터키에서 다쳤을 때 2∼3개월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류승우는 하루 5시간 넘게 치료와 재활에 매달려 6주 만에 팀 훈련에 합류했다. 조 감독은 “이렇게 빨리 회복될 줄 몰랐다. 이번 대회에 출전시키지 않으려 했는데 몸을 끌어올리려면 조금씩이라도 뛰어야 할 것 같아 내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풀타임을 뛰지는 못하지만 후반에 교체 투입돼 20분에서 최대 60분까지 뛰며 몸을 만들고 있다.

류승우는 비교적 단신이지만 체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누벼 ‘제2의 박지성’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에 류승우는 “어림없는 소리다. 아직 멀었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런데 “하지만 조금씩 만들어 가면 (박)지성이 형 근처는 가겠죠”라며 웃었다. 류승우는 “해외 진출 기회는 다시 올 것이다. 꼭 유럽의 큰 무대에서 뛰겠다”고 자신했다.

양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류승우#제10회 전국 추계 1·2학년 대학축구대회#박지성#구자철#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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