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출신 법조인 취업 막은 대한변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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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서 ‘로펌 채용간담회’ 추진하자
“판사임용 위한 경력관리용 아니냐” 강력 반대해 결국 행사 무산 시켜

법원행정처(처장 차한성 대법관)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1기 출신 재판연구원(로클러크) 99명을 위해 준비하던 채용간담회가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위철환)의 반대로 취소되면서 재판연구원들의 로펌 취업이 벽에 부닥쳤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사들의 이익 단체인 대한변협이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의 구직난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로스쿨 1기 졸업생 대부분은 지난해 졸업 직후 기업과 로펌 등에 취업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법원을 택한 재판연구원들은 2년간 법원 근무 뒤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고 1년 더 법조 경력을 갖추면 판사 임용 자격도 갖는다. 그러나 로스쿨 제도 시행 이후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력이 법원 대신 로펌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법원을 택한 재판연구원들의 취업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이 때문에 법원행정처는 재판연구원들의 구직을 돕기 위해 대한변협과 10대 로펌 관계자들을 상대로 비공식 채용 간담회를 계획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재판연구원들은 법원 근무 기간에 개별적인 구직 활동이 금지돼 있고 로펌들이 이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선뜻 뽑지 않으려고 한다는 얘기가 있어 변호사 업계의 도움을 얻고자 간담회를 준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변협이 “재판연구원들이 대형 로펌에 취직해 경력을 쌓은 뒤 판사로 임용되면 ‘회전문 인사’와 다를 바 없다”며 반대해 결국 간담회는 무산됐다.

법조계에서는 대한변협의 이러한 태도에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대한변협이 해야 할 일을 법원행정처가 대신 해준 셈인데 대한변협이 왜 재판연구원의 변호사 구직을 막으려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지성·강경석 기자 verso@donga.com
#로스쿨#재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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