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 하루 600mm 물폭탄… 이재민 60만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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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피해 속출

필리핀 수도 마닐라가 12호 태풍 ‘짜미(Trami)’가 동반한 이틀간의 폭우로 도시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북부 루손 섬에서는 7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방재당국은 20일 “폭우가 이틀째 계속돼 마닐라의 60%에 해당하는 지역이 물에 잠겼다”고 발표했다.

수도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자 대통령궁은 이날 재난구조 부문을 제외한 공공기관에 이틀째 휴무령을 내렸다. 정부기관과 학교 등이 모두 문을 닫고 민간 기업도 대부분이 문을 닫아 도시 기능의 상당 부분이 마비됐다. 주요 도로가 침수되면서 차량 통행도 중단됐고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의 국제선 및 국내선 운항 취소도 잇달았다.

사망자 중에는 집의 콘크리트 벽이 무너지면서 숨진 5세 남자 아이와 바탄 지역 마리벨레스 시에서 강물에 휩쓸린 3세 남자 아이 등이 포함돼 있다. 마닐라 시민들은 허리나 목까지 물이 차 줄을 붙잡고 집을 빠져나와야 했다.

마닐라 북동부에서는 라메사 댐이 만수위를 넘어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고, 마닐라 인근 라구나 강 주변 마을과 농촌 지역 주민들은 불어난 물을 피해 지붕으로 피신했다.

마닐라 및 주변 지역 200곳 대피소는 이재민이 몰려 꽉 찼다. 코라손 솔리만 사회복지장관은 “루손 섬 등에서 6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기상청은 “앞으로 3일간 비가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하고 “폭우 피해 예방에 더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필리핀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이번 호우는 마닐라 만(灣)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경우 하루 만에 한 달 평균 강우량에 해당하는 600mm의 비를 뿌렸다. 시간당 30mm가량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2009년 태풍 ‘켓사나’의 영향으로 하루 동안 455mm의 비가 내리면서 마닐라 등에서 46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필리핀 마닐라#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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