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스펀지효과, 해수면 상승 일시저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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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물리학조사보고서 9월호
2011년 호주 유례없는 폭우 내려… 저지대-사막이 빗물 그대로 흡수
매년 상승하던 해수면 되레 하락

지구 해수면 높이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래 연평균 3mm꼴로 상승했다. 그러던 2011년 뜻밖의 현상이 나타났다. 해수면이 7mm 낮아진 것이다.

이런 기현상의 비밀이 최근 밝혀졌다. UPI통신 등 외신은 19일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를 인용해 “당시 3개의 기상이변 현상이 결합해 호주 지역에 유례없는 폭우가 내렸지만, 호주의 특이한 지형이 빗물을 스펀지처럼 그대로 흡수하면서 일시적으로 해수면이 내려갔다”고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구물리학조사보고서(GRL) 9월호에 실렸다.

2010, 2011년 호주는 기상이변이 겹치면서 유례를 찾기 힘든 폭우에 시달렸다. UPI통신은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인도양 서쪽 온도가 더 높아지는 인도양 쌍극 현상에 습기를 끌어들이는 남반구 극진동 현상이 더해져 전 세계 강우량의 상당 부분이 호주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호주의 특별한 지형 때문에 이 빗물은 바다로 유입되지 않았다. 극도로 건조한 데다 산악으로 둘러싸인 호주 대륙이 빗물을 머금은 채 배출하지 않았던 것. 이 때문에 해수면이 낮아졌다. 연구를 주도한 NCAR의 존 파술로 연구원은 “호주라는 지구상 가장 작은 대륙이 세계 전체 해수면 상승을 막았다”며 “이는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얼마나 오묘한지 보여주는 놀라운 사례”라고 말했다.

2011년의 특이한 기상이변이 사라지자 해수면은 다시 상승했다. 호주에선 큰 가뭄이 지나갔고 사막화 속도도 더 빨라졌다. 전문가들은 호주 대륙이 머금은 수분이 증발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유엔 산하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금 같은 속도로 온실가스 방출이 계속되면 2100년에는 평균 해수면이 최대 91.4cm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07년의 예상치 59cm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예상이 적중할 경우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 영국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된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호주#해수면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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