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 작가 “허준은 문중 할아버지… 혼신의 힘 다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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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만 작가 만화 ‘허허 동의보감’ 펴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의 한 음식점에서 신작 ‘허허 동의보감’을 소개하는 허영만 작가. 시루 제공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의 한 음식점에서 신작 ‘허허 동의보감’을 소개하는 허영만 작가. 시루 제공
양천 허씨 20대손 구암 허준(龜巖 許浚·1539∼1615)의 ‘동의보감’을 31대손 작가 허영만(65)이 만화로 옮겼으니 이름하야 ‘허허 동의보감’(시루)이다. ‘허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뜻은 호방하게 웃는 긍정적 에너지를 나타내고, 허허로움은 도가에서 신선의 경지에 이른 것이란다. 즉, 재밌게 읽다 보면 신선의 경지에 올라 무병장수하게 되는 만화를 뜻한다고.

20일 서울 종로구 재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허허 동의보감’ 1권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허영만 작가를 만났다. 그는 “동의보감 발간 400년을 맞아 한집안 사람이 만화로 옮겼으니 더 의미 있는 작업이 됐다”며 “나는 젊은 사람처럼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시간이 없으니 혼신의 힘을 다해 작업했다. 내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 씨는 원인 모를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다가 침을 맞고 통증을 다스린 인연으로 동의보감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2011년 10월부터 매주 수요일 동의보감 전문가인 박석준 오수석 황인태 한의사와 함께 2시간씩 동의보감 공부를 했다.

‘허허 동의보감’ 1권의 제목은 ‘죽을래 살래?’. 동의보감 원전 순서에 따라 ‘내경편’ 중 신형(身形) 부분을 다뤘다. ‘양생법 실천’ 건강법 같은 내용을 누구나 따라하기 쉽게 만화로 그려냈다. 허 씨는 “동의보감은 ‘몸을 함부로 굴리지 않아야 한다, 치료보다 예방이 낫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그런데 술(을 자제하는 것)은 쉽지가 않더라”며 웃었다.

카카오페이지에도 연재하는 만화는 극화식으로 그린 ‘식객’과 달리 간결한 약식으로 그렸다. 허 씨는 “약식으로 그리면 그리기도 쉽고 보기도 재밌다. 체력도 덜 소모돼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그릴 수 있다. 5년간 총 20권으로 완결할 때까지 건강하게 그리겠다”고 했다.

허 씨는 차기작으로 실버세대를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 중이다.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를 찾는 실버세대에게도 일과 사랑, 도전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란다. 허 씨는 “실버세대는 만화를 안 보기 때문에 망하기 쉬운 소재지만 노인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재밌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동의보감#허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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