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그래도 이닝이터 자존심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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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1일 07시 00분


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승률 1위 내주고 다저스 신인 최다연승 마감

많은 것을 잃은 경기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자존심은 지켰다. 류현진(26·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았던 점은 꾸준함이다. 내셔널리그 승률 1위는 믿음직한 선발투수 류현진의 진가를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타이틀이었다. 그동안 비록 개인 승수는 추가하지 못해도 경기 초반 실점을 최소화하며 팀에 많은 승리를 안겨왔다.

그러나 20일(한국시간)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시즌 4패를 기록하며 승률 1위 자리를 내줬다. 전날까지 승률 0.800(12승3패)으로 공동1위였지만, 이제 0.750으로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개인 6연승 마감, LA 다저스의 류현진 등판 경기 9연승 마감, 10경기 만에 패전 등은 그동안 이어온 좋았던 흐름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특히 7연승 도전 실패는 여운이 많이 남는다.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다저스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신인 최다연승 신기록이 눈앞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페르난도 발렌수엘라(1981년), 노모 히데오(1995년), 이시이 가즈히사(2002년)가 작성한 다저스 신인투수 선발연승 타이기록을 세운 데 만족하게 됐다.

그래도 여전히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선발투수다. 비록 이날 패했지만 7.1이닝 동안 3실점으로 최선을 다했다. 시즌 18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만루에서 절대 안타를 허용하지 않는 강심장은 변함이 없었다. 6회말 1사 2·3루 위기서 루카스를 고의4구로 보내 만루를 채운 뒤 아데이니 에차바리아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해 추가실점을 막았다. 만루에서 피안타율 0.000(11타수 무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20일까지 선발등판한 24경기에서 5회를 채우지 못한 경기는 단 한번도 없을 정도로 선발투수 최고의 가치도 지켰다. 총 2504개의 공을 던지면서 몸에 맞는 공을 한개도 허용하지 않는 놀라운 행진도 계속했다. 또한 시즌 150이닝을 돌파하며 아시아 출신 투수들에게 꼬리처럼 따라붙는 내구력의 불안감도 지웠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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