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쿠바산 괴물 기세에 눌린 다저스 ML 최하위 팀에 4점차 패 수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8월 21일 07시 00분


류현진(26)에게 시즌 4번째 패배를 안긴 마이애미 말린스는 공격 주요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팀이다.

19일(한국시간)을 기준으로 말린스는 396득점을 올리는 데 그치고 있었다. 1위인 보스턴 레드삭스(621)와는 무려 225점 차이를 보였다. 이밖에 타율(0.231), 홈런(68), 출루율(0.291), 장타율(0.332) 등에서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단연 꼴찌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 대대적인 ‘파이어 세일’을 단행해 구단 연봉 총액은 3572만여 달러로 29위에 불과하다.

그런 말린스에게 류현진이 무너졌다. 최근 51경기에서 42승이나 거두는 경이적인 행진을 펼치던 다저스가 4점 차(2-6)로 꼴찌에게 무릎을 꿇었다. 8회 1아웃까지 112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한 류현진은 단 두 번 위기를 맞았다. 평소와는 달리 3회와 6회에 3안타씩을 집중적으로 허용하며 3점을 빼앗겼다. 나머지 이닝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가장 큰 문제는 직구의 제구가 평소보다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내준 6개의 안타 중 5개는 직구였는데 90마일에서 92마일짜리가 대부분 가운데로 몰렸다.

반면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말린스의 선발 호세 페르난데스(사진)는 최고 99마일(시속 159km)의 강속구와 80마일대 후반의 스플릿핑거 패스트볼, 80마일대 초반의 커브를 적절히 섞어 삼진을 무려 8개나 잡아내며 다저스 타선을 6이닝 2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시즌 9승(5패)째를 따낸 페르난데스는 류현진과의 격차를 3승으로 좁혔다. 2.41로 낮춘 방어율은 류현진(2.95)보다 0.44점 우위를 보여 신인왕 경쟁 라이벌다운 면모를 보였다.

최근 등판한 9경기에서 강호들을 모두 제압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던 류현진의 연승 행진은 아이러니하게도 약체 말린스에게 덜미를 잡혀 중단됐다. 아무리 전력이 약한 팀이라도 결코 만만치 않은 실력을 지녔다는 교훈을 새삼 깨닫게 된 류현진이 오는 25일 홈에서 막강 타선의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시즌 13승 고지에 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손건영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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