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천하이]한국 자연휴양림이 준 영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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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이(陳海) 주한 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천하이(陳海) 주한 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한국엔 명산대천이 많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과 같은 명산은 각각 설화(說話)와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지난 주말 가본 고도 743m의 방장산(전남)도 멀리서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이 산의 자연휴양림은 대부분의 한국인이 알 정도로 유명하다. 물소리 풀벌레 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숲속에 숙소가 있었다. 도시의 시끄럽고 번잡함에서 벗어나 마음도 고요해지고 뭔가 많은 것을 얻은 느낌이었다. 한국 산림청에서 일하는 친구 말에 따르면 최근 이런 자연휴양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미 152개 휴양림이 조성돼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탐방객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급속한 경제사회 발전 속에서 대중의 심신을 힐링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산부재고, 유선즉명(山不在高, 有仙則名·산은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명산)’이라는 중국의 옛말처럼 이곳에 오니 ‘산부재고, 유휴양림즉령(山不在高, 有休養林則靈·산은 높지 않아도 휴양림이 있으면 신령스럽다)’이란 말이 지나치지 않은 듯하다.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사회문화적 공익시설 건설을 중시했고 여러 면에서 성과를 거뒀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끄는 한국의 새 정부는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했고, 민생복지를 더욱 중시한다.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겠다고 천명한 중국의 새 정부도 “중국의 꿈은 결국 인민의 꿈”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중한 양국은 각각의 꿈을 실현하는 데 있어 많은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협력의 전망이 매우 밝다. 생태문명의 건설은 중한 양국이 자국의 꿈을 실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하나의 고리다. 황해를 사이에 둔 중한 양국의 자연생태 분야의 상호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중국에서 열린 ‘2013년 생태문명 구이양(貴陽) 국제포럼’에 한국 정부가 적극 참여해 이 분야의 양국 협력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의 자연휴양림을 직접 체험해본 필자는 양국이 휴양림 조성 등 생태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작게는 양국의 산림녹화와 생태환경 보호에 크게 기여하고, 크게는 기후변화의 공동 대처 및 양국 녹색경제의 성장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본다.

얼마 전 ‘심신지려(心信之旅·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행)’라는 슬로건을 내건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큰 성공을 거뒀다. 양국 지도자는 양국 관계의 미래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양국 간 분야별 교류와 협력을 심화하는 데 많은 공통 인식에 도달했다. 박 대통령이 중국 칭화대에서 연설한 것처럼 양국의 강물이 하나의 바다에서 만나듯 양국의 꿈이 하나로 이어져 평화와 번영이라는 공동의 꿈으로 모아질 것이다.

중한 양국은 24일 수교 21주년을 맞는다. 수교 이후 양국 관계는 푸른 새싹에서 오늘날 우뚝 솟은 거목으로 성장했다. 자연휴양림에서 돌아오니 ‘조상이 나무를 심으면 후손이 그늘을 즐길 수 있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중한 관계의 비약적인 발전의 증인이며 수혜자로서 어떻게 하면 이 공통된 꿈을 계승하고 실천하여 후손들을 행복하게 할 것인지는 우리 모두가 연구하고 고민할 만한 과제다.

천하이(陳海) 주한 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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