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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di&Wagner]뜻깊은 2013 바이로이트의 주인공은 한국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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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di&Wagner]뜻깊은 2013 바이로이트의 주인공은 한국인이었다

동아일보입력 2013-08-21 03:00수정 2013-08-2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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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로이트에서 빛나는 한국 성악가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은 올해, 바그너 음악의 총본산인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개막 공연의 주인공은 한국인 베이스 사무엘 윤(윤태현)이었다. 그는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주역으로 깊고 웅장한 소리를 대포처럼 쏘아 올렸다.

사무엘 윤은 지난해 이 축제에서 나치 문신으로 하차한 러시아 성악가 대신 ‘방황하는…’의 타이틀 롤을 맡았다. 당시 ‘동양인 최초 바이로이트 주역’이라는 역사를 쓰고 ‘바이로이트의 영웅’이라 불린 뒤 올해도 같은 작품과 ‘로엔그린’의 주역을 따냈다. 지난해 대타로 오른 공연에서 큰 호평을 받은 뒤 사무엘 윤의 개런티가 3배가량 뛰었다고 한다.

사무엘 윤은 1999년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 오페라극장에 취직하면서 독일 무대에 들어섰다. 독일어에 서툰 동양인에게 말을 건네는 동료가 가뭄에 콩 나듯 했다. 외로움과 좌절감을 묵묵히 견디면서 연습에 매진했다. 2004년 ‘파르지팔’의 단역인 두 번째 성배 기사로 바이로이트 무대에 데뷔했고, 2012년 쾰른 오페라극장에서 생애 처음으로 ‘방황하는…’의 주역을 맡았다.


사무엘 윤은 “독일 성악가들보다 무대에서 3배는 더 집중해야 동양인으로 보지 않고 그 역할로 봐준다”고 말한다. “내 노래를 듣고, 내 오페라를 보고 다른 누군가가 떠오르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모방이 아니라 사무엘 윤만의 특색, 나만의 카리스마를 가져야죠. 이제 성악가로서 입지가 생기니 수염이나 꽁지머리를 무대에서도 그대로 살릴 수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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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로이트의 첫 한국인은 1988년 입성한 베이스 강병운(필립 강) 서울대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의 아버지다. 유럽에서 인정받은 한국 성악가 1호로 꼽히는 강 교수는 1974년 베를린 음대에 입학한 뒤 곧 동양인 최초로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 정식 단원이 됐고 바이로이트에서 ‘라인의 황금’과 ‘지크프리트’에서 거인 파프너 역, ‘신들의 황혼’에서 하겐 역을 맡아 활약했다.

그가 열어놓은 문으로 1996년 연광철, 1999년 아틸라 전(전승현), 2004년 사무엘 윤이 차례로 데뷔하면서 한국 베이스 가수의 계보를 잇고 있다. 연광철은 2008년부터 5년간 ‘파르지팔’의 주역 구르네만즈를 맡아 노래했다. 아틸라 전은 스승인 강병운 교수의 뒤를 이어 올해 ‘신들의 황혼’에서 하겐으로 활약하고 있다.

충주공고 출신인 연광철은 독학으로 청주대 음대에 합격했고,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나 1993년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2년 바이로이트에서 그가 헤르만 성주 역으로 출연한 ‘탄호이저’가 혹평에 시달렸지만 “연광철, 그만은 예외다. 바그너가 찾던 바로 그 목소리다”라는 높은 평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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