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업종다각화 한계 절감… 앞으로는 커피사업만 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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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금호동에 1000호점 연 카페베네 김선권 대표

19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 카페베네 금호점 개점식에 참석한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가 ‘카페베네 1000호점’ 기념 현판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9일 서울 성동구 금호동 카페베네 금호점 개점식에 참석한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가 ‘카페베네 1000호점’ 기념 현판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그동안 자만했습니다. 앞으로는 커피 사업만 하겠습니다.”

최근 ‘성장통’을 앓고 있는 토종 커피전문점 카페베네의 김선권 대표는 19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문을 연 카페베네 1000호점 개점 기념행사에서였다. 카페베네는 2008년 커피전문점 시장에 뛰어든 지 5년 만에 1000번째 점포를 열었다.

하지만 회사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출점 제한 등 각종 규제로 지난해 영업이익(101억 원)이 전년보다 39.9%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1월에는 드러그스토어인 ‘디셈버 24’ 사업을 접었고, 5월에는 경기 하남시 만남의 광장에 조성하려던 테마파크 사업이 무산됐다. 김 대표는 “사업 방향 설정에 혼선이 있었던 점을 반성한다”며 “기존에는 업종 다각화로 덩치를 키우려 했지만 이제는 카페베네의 핵심 역량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카페베네를 ‘빵집+커피집’으로 전환해 돌파구를 찾을 생각이다. 매장에서 파티시에(제빵사)가 갓 구운 빵을 커피와 함께 팔겠다는 것이다.

“한국이든 외국이든 커피전문점은 너무 많습니다. 살아남는 길은 차별화밖에 없습니다. 커피는 빵과 같이 먹지 않습니까. 서울 청담동 본사의 카페베네 매장에서 제빵사가 갓 구운 빵을 팔아봤더니 기대 이상으로 매출이 좋았습니다.”

카페베네는 다음 달 서울 강남구 신사동 카페베네 갤러리아점에서 커피와 빵을 함께 파는 것을 시작으로 관련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카페베네가 지난해 인수한 빵집인 마인츠돔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과 관련해 “빵 사업은 커피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커피 사업을 하는 한 마인츠돔은 안고 갈 것”이라며 매각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개별 사업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음 달 말까지 카페베네와 블랙스미스, 마인츠돔의 물적 분할을 마치고, 10월 1일부터 계열사별로 개별 재무제표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14년에는 기업공개(IPO)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공정위가 기존 가맹점 반경 500m 안에 같은 브랜드 커피전문점의 신규 출점을 금지하는 등 규제를 만든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나 서울 서초구 강남역처럼 상권이 좋은 지역에서 컴퍼스로 지름 500m 원을 그어 보면 매장 낼 곳이 거의 없습니다. 또 커피와 상관없는 점포주들의 동의까지 받아야 하는 등 불합리한 규제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오히려 규제를 계기로 해외사업을 본격화하게 됐다”며 “연말까지 전 세계 매장을 1450개로 늘리고 2020년까지 전 세계에 1만 호점의 가맹점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현재 미국 중국 등 5개국에 99개 점포를 내고 연간 100억 원의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다.

또 그는 “9월부터 미국과 한국의 카페베네에서 ‘보성녹차’ 음료를 파는 등 한국의 전통 음료 문화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카페베네는 전남 보성군 및 보성차생산자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보성녹차의 상표권을 쓰기로 했다. 김 대표는 “외식업도 문화를 수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뉴요커들에게 한국에는 삼성, LG뿐만 아니라 카페베네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커피#카페베네#금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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