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가 ‘바싹’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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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강수량 평년 6% 그쳐… 가축-농작물 피해 잇따라 비상

제주지역 가뭄과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농민들의 심정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농작물 파종시기를 놓치는가 하면 감귤, 대파 등이 시들시들 말라죽고 있다. 축산농가의 돼지, 닭 등은 폭염으로 집단 폐사하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지난달 제주지역 강수량은 16.8mm로 평년 274.9mm의 6%에 불과했다. 19일 제주지역 곳곳은 5∼20mm의 강수량을 기록했으나 소나기가 국지적으로 내렸을 뿐으로 해갈에는 부족했다. 제주에는 6일부터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열대야는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곳곳에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소화전 앞에는 물을 받기 위해 농민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으며 저수지마다 물을 실으려는 트럭이 대기하는 상황이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당근은 1552ha에 파종이 마무리됐으나 고온으로 싹이 녹아버리는 피해가 590ha에 걸쳐 발생했다. 당근 밭 지표면 온도가 43∼44도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콩은 콩깍지가 말라 일부 농가는 재배를 포기했다. 참깨는 823ha에서 대부분 수확을 마쳤으나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해 30∼40%가량 수확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가뭄과 폭염으로 당근 576ha, 땅콩 50ha, 콩 1100ha 등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으며 오리 600여 마리, 닭 2500여 마리, 돼지 8마리가 폐사했다. 감귤나무 열매는 제대로 크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 소나무들이 고사하고 있다. 계속된 가뭄에 한라산 정상 분화구인 백록담의 물이 말랐고 계곡, 저수지가 대부분 바닥을 보였다. 농업용수, 생활용수 사용이 급증하면서 지하수 수위는 평년보다 1.26m가량 낮아졌다.

제주도 고복수 농축산식품국장은 “물 부족을 겪고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스프링클러, 급수탑 등의 신청을 받아 신속히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20개 농민단체는 20일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가뭄#폭염#농작물#축산농가#집단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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