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스페셜’에 아이돌이 줄선다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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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연기력 검증에 적합한 단막극… 낮은 시청률 ‘욕먹을 부담’도 덜해

14일 KBS ‘드라마스페셜-HAPPY! 로즈데이’에서 아버지 또래 동네 카페 주인 아저씨와 사랑에 빠진 스물한 살 꽃집아가씨 아름 역으로 출연한 ‘원더걸스’의 소희. KBS 제공
14일 KBS ‘드라마스페셜-HAPPY! 로즈데이’에서 아버지 또래 동네 카페 주인 아저씨와 사랑에 빠진 스물한 살 꽃집아가씨 아름 역으로 출연한 ‘원더걸스’의 소희. KBS 제공
14일 방영된 KBS ‘드라마스페셜 단막 2013’의 주인공은 아이돌그룹 ‘원더걸스’의 소희였다. 이날 소개된 작품은 2012년 드라마 공모에 당선된 김민정 작가의 ‘HAPPY! 로즈데이’(연출 김영조). 옴니버스 형식의 이 드라마에서 소희는 아버지 또래의 동네 카페 주인 아저씨(정웅인)와 사랑에 빠진 스물한 살의 꽃집 아가씨를 연기했다. 이날 드라마스페셜의 시청률은 3.6%(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로 높진 않았지만 온라인에서는 ‘소희 오열 연기’가 다음 날 포털사이트 상위 검색어에 오를 만큼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스페셜에 아이돌 스타가 출연한 것은 소희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트랙스 출신의 노민우(2010년 10월), 샤이니의 민호(2011년 2월), 틴탑의 니엘(2012년 10월), 제국의 아이들(제아)의 박형식(2013년 1월), 비스트의 이기광(2013년 6월)이 주연을 맡았다. 수요일 오후 11시대에 방송되는 드라마스페셜은 인기 프로그램은 아니다.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MBC ‘라디오 스타’와 SBS ‘짝’ 같은 쟁쟁한 예능 프로그램에 밀려 늘 시청률 2∼3%대에 머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하는 이유는 뭘까.

방송사 관계자들은 “단막극이 연기자의 꿈을 가진 아이돌을 비롯한 신인 배우들이 연기력을 검증받기에 좋은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기 초보자라도 주연 경험을 해볼 수 있으며, 설령 연기가 서툴더라도 대형 미니시리즈에 비해 ‘욕먹을 부담’도 적다. 드라마 제작사와 연출가, 작가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기회도 된다.

실제로 ‘제아’의 박형식은 올 1월 ‘시리우스’ 편에 출연한 후 tvN 드라마 ‘나인’에 캐스팅됐고, 10월에는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샤이니의 민호도 2011년 ‘피아니스트’ 편에 출연한 후 이듬해 시트콤과 드라마로 진출했다. K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신인 배우가 단막극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면 이를 발판으로 미니시리즈에 캐스팅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단막극은 신인 작가와 연출가의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동안 시청률 경쟁에 밀려 폐지됐던 단막극이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KBS가 드라마스페셜의 시간대를 일요일 늦은 밤에서 프라임타임으로 옮긴 데 이어, SBS는 내년에 3개월 동안 단막극을 연달아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BC도 올 하반기에 여러 편의 단막극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 SBS 홍보팀 차장은 “방송사로서는 연출가와 작가를 꾸준히 발굴해서 이들이 연습할 장을 제공해야 하는데, 단막극이 이를 위한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드라마스페셜#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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