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만삭 아내에게 바친 메이저 첫 승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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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KPGA선수권 연장서 환호

김형태(오른쪽)가 18일 충북 충주의 동촌골프장에서 열린 동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아내 변희진 씨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KPGA 제공
김형태(오른쪽)가 18일 충북 충주의 동촌골프장에서 열린 동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아내 변희진 씨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KPGA 제공
김형태(36)는 2006년 11월 하나투어몽베르투어챔피언십에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첫 우승을 기록했다. 김형태는 시상식에서 당시 여자 친구였던 변희진 씨(35)에게 공개 청혼을 해 화제를 모았다. 대회 우승은 변 씨에게 최고의 결혼 선물이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투어 생활을 계속해 온 김형태가 이번엔 다음 달 태어나는 아이를 위해 또 하나의 값진 선물을 했다. 18일 충북 충주의 동촌골프장(파72·7192야드)에서 열린 동촌 제56회 KPGA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경기를 끝까지 지켜본 만삭의 변 씨는 최고의 출산 선물을 받고 울음을 터뜨렸다. 김형태의 생애 5번째 우승으로 우승 상금은 1억 원.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김형태는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지난해 우승자 이상희(21·호반건설) 및 김대섭(32·우리투자증권)과 명승부라 불릴 만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12번홀(파3)에서는 세 선수가 모두 버디를 기록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이상희는 칩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었고, 김대섭과 김형태는 각각 8m와 4m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다.

팽팽하게 이어져오던 승부는 최종 18번홀(파5)에서야 희비가 갈렸다. 김형태가 18언더파로 단독 선두, 이상희와 김대섭은 한 타 차 공동 2위인 17언더파로 맞은 이 홀에서 김대섭이 먼저 탈락했다. 티샷을 왼쪽 깊은 러프에 빠뜨린 김대섭은 두 번째 샷에서도 러프 탈출에 실패해 세 타 만에 공을 러프에서 꺼냈다. 네 번째 샷마저 그린 우측 숲으로 들어가면서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기록한 김대섭은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형태는 이 홀에서 파만 세이브하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으나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면서 보기를 해 결국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이상희와 함께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연장 첫 홀인 18번홀에서 김형태는 1.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한 반면 이상희는 그보다 약간 짧은 버디 퍼트가 홀을 스치고 나오면서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형태는 “아내 배 속의 아이가 행운을 가져다 준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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