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내 우승의 8할은 아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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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9일 07시 00분


‘테크니션 골퍼’ 김형태가 18일 충북 충주시 동촌골프클럽에서 열린 동촌제56회 KPGA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형태와 절대적인 내조로 우승을 도운 아내 변희진씨(작은 사진). 사진제공|KPGA
‘테크니션 골퍼’ 김형태가 18일 충북 충주시 동촌골프클럽에서 열린 동촌제56회 KPGA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형태와 절대적인 내조로 우승을 도운 아내 변희진씨(작은 사진). 사진제공|KPGA
■ 56회 KPGA선수권, 첫 메이저 우승

6년만에 임신한 아내 위해 우승 각오
연장 첫번째 홀서 그림같은 버디 한방

“모든 것 챙겨주는 아내 덕분에 우승

좋은 꿈 꿔주신 장모님 사랑도 큰 힘”

2006년 11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하나투어 몽베르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김형태(36)는 우승트로피를 들고 예비신부 변희진(35) 씨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그해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7년 뒤, 김형태는 아내를 위해 또 한번의 감동 장면을 준비했다. 결혼 6년 만에 첫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 우승컵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김형태가 18일 충북 충주시 동촌골프클럽(파72·7192야드)에서 열린 ‘동촌 제56회 KPGA선수권’(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상희(21·호반건설)를 꺾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17언더파 271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아내와의 약속도 지켰다.

● 우승의 8할은 아내 덕분

“정말 기쁘다. 뱃속에 있는 아이가 복덩이인 것 같다. 우승의 8할은 아내 덕분이다.”

2006년 첫 우승 뒤 결혼한 김형태는 아내의 절대적인 내조를 받고 있다. 국내 투어는 물론 일본투어까지 함께 하며 그림자 내조를 펼치고 있다.

김형태는 “아내가 모든 걸 다 챙겨준다. 아침에 일어나면 양말부터 그날 입을 옷을 챙겨주는 건 물론 호텔, 비행기, 연습라운드 예약 등 거의 모든 일을 아내가 도맡아 한다. 우승할 수 있었던 건 아내의 힘이 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우승엔 장모님의 사랑도 큰 힘이 됐다. 김형태는 “아침에 장모님께 전화를 받았다. 우승트로피를 들고는 ‘장모님 중계 보셨어요’하고 집에 찾아오는 꿈을 꾸셨다고 했다. 그 꿈을 제가 사겠다고 했다. 장모님께서 우승하는 꿈을 꾼 게 이번이 5번째인데 그 중 3승에 성공했다. ”고 기뻐했다.

‘테크니션 골퍼’ 김형태가 18일 충북충주시 동촌골프클럽에서 열린 동촌 제56회 KPGA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형태와 절대적인 내조로 우승을 도운 아내 변희진씨(작은 사진). 사진제공|KPGA
‘테크니션 골퍼’ 김형태가 18일 충북충주시 동촌골프클럽에서 열린 동촌 제56회 KPGA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형태와 절대적인 내조로 우승을 도운 아내 변희진씨(작은 사진). 사진제공|KPGA

● 테크니션 골퍼의 지존

김형태는 KPGA 코리안투어 최고의 테크니션 골퍼로 통한다. 다양한 구질의 드라이브 샷, 그리고 그린 주변에서 펼치는 환상적인 쇼트게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승을 결정지은 한방은 그림 같았다.

연장에 끌려간 김형태가 불리했다. 마지막 72번째 홀에서 파만 했어도 우승할 수 있었지만 보기를 적어내며 1타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이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건 절묘한 로브샷이었다. 연장전은 18번홀(파5)에서 진행됐다. 두 번째 친 공이 그린 왼쪽에 떨어졌다. 김형태는 58도 웨지를 꺼냈고 공을 하늘 높이 띄워 홀 약 2m 지점에 세웠다. 버디로 연결시키면서 버디 퍼트를 놓친 이상희를 꺾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투어 통산 5번째 우승이자 2010년 KEB 인비테이셔널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국내 투어 복귀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김형태는 큰 목표를 세웠다. “국내 투어 상금왕 3연패에 도전하고 싶다”면서 “올해 첫 상금왕에 올라 스타트를 끊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충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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